[인천AG]체력·정신 부담 이겨낸 손연재, 진정한 강심장

박은별 2014. 10. 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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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 종합 결승에서 한국 손연재가 후프 연기를 마친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체력 부담과 중압감을 모두 이겨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다시 썼다.

손연재는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곤봉(18.100점), 리본(18.083점), 후프(18.216), 볼(17.300)을 차례대로 연기해 총점 71.699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리듬체조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순간이기도 했다. 전날 팀 경기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낸데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체력적인 부담과 홈팬들의 성원에 부응해야한다는 정신적 중압감을 모두 털어내고 이뤄낸 메달이었다. 손연재가 강싱잠임을 보여주는 증거. 그의 금메달이 더욱 의미를 갖는 이유다.

손연재는 강행군을 치러왔다. 대회 바로 직전 세계선수권에 참여하는 등 시차에 적응할 시간도 충분치 않은 준비기간이었다.

이를 두고 손연재는 "일정 자체는 큰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참여하는 선수들이 똑같은 조건이다"면서 "누가 빨리 컨디션을 찾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피곤하지만, 그것보다 잘해야 하는 의지가 크기 때문에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연재의 강력한 라이벌이라 평가받던 덩썬웨(중국)은 한국의 추워진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1일 예선전을 마친 덩썬웨는 어두운 표정으로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손연재에 이어 5위를 차지하며 만만치 않은 실력임을 보여준 덩썬웨지만 자기 관리도 결국 실력인 법. 비슷한 조건과 일정에도 체력, 컨디션, 체중까지 잘 유지한 건 손연재였다.

아울러 심적 부담감도 이겨냈다는 점에서도 박수를 받기 충분하다.

손연재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경쟁자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손연재가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경기는 전 종목을 통틀어 입장권이 가장 먼저 매진됐을 정도. 가장 팬들의 관심이 많았던 종목이었다. 온통 관심은 손연재에게 쏠렸다.

거의 해외에서 경기를 치렀던 손연재로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 그는 부담감을 이겨야 하는 숙제도 안았다.

먼저 대회를 마친 '수영 간판스타' 박태환의 사례도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박태환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다 막상 대회에 임하자 홈팬들의 성원에 부응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눌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안방에서 대회가 열린 것이 독이 된 셈이다.

손연재도 이를 걱정하긴 했다. 그는 "많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온 국민이 바라고 있고 스스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며 "관중의 호응이 경기가 끝나고 있으면 괜찮은데, 중간이나 시작하기 전에 있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이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손연재는 이 모든 것을 이겨냈다. 손연재는 팬들의 환호를 즐겼다. 전혀 흔들림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연기를 100% 보여줬고, 금메달은 손연재의 몫이었다.

손연재의 강점은 대회마다 기복이 심하지 않고 꾸준하다는 것이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손연재는 늘 좋은 결과를 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강심장, 강한 정신력이 아니라면 이루기 어려운 결과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손연재. 금메달 자격은 충분했다.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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