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드(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국배치 결정된 듯.. 시기 조율만 남아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4. 10. 2. 03:04 수정 2014. 10. 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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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주한미군에 사드(THAAD·고고도 지역 방어) 요격 미사일 포대를 배치하는 문제와 관련해 한·미 정부가 서로 다른 얘기를 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드는 요격 고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미국의 중·러 견제 카드로 해석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간담회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사드 포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그 일(사드 배치)이 맞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고(working with)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 관계자는 1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국방부에서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에게 확인해본 결과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한국 정부와 협의한 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우리 입장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 정부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협의한 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이처럼 사실상 정반대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워크 부장관이 한국 정부와 'working with'하고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협의'보다는 '협력'에 가까운 의미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미측에서 공식 해명이 나올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드러날 경우 국방부는 또 거짓말 해명을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국방부 주변에선 사드 미사일의 주한미군 배치는 사실상 결정됐으며 시기 문제만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6월 이례적으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미 국방부에 건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사드 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듯한 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 수뇌부도 내심 사드 배치가 유사시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PAC-2 미사일로는 탄도 미사일 요격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데다 2016년부터 도입될 패트리엇 PAC-3 미사일도 요격 고도가 15~30㎞에 불과하기 때문에 요격 시간이 수초밖에 되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사드의 요격 고도는 최대 150㎞여서 북한 후방 지역에서 발사되는 노동 미사일의 경우 패트리엇 PAC-3보다 높은 고도에서 비교적 여유를 갖고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등이 이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를 보이면서 우리 정부와 군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더라도 유사시 중국에서 발사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는 사드 요격 고도를 훨씬 벗어난다"며 "중·러에 북핵에 대비한 방어용 무기임을 설득하면서 정공법으로 이 사안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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