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뿌리내릴 수 있을까..그 기원과 전망은?

박대로 2014. 10. 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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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이하 IS)가 국제사회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IS가 향후 정식 국가로서 성립할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중동 전문가들은 IS가 단기간에 국가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들을 지지하는 나라가 없는 상황이고 특히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식국가로서 뿌리를 내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IS는 이미 푸틴을 적으로 돌렸고 중국 역시 신장위구르인이 IS에 가입한 상황에서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 교수는 또 "IS가 국가로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자체적으로 뿌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며 "그간 평생 세속주의자로 살아왔던 (IS 근거지 거주)주민들에게 (IS의 요구 대로)계율에 따라 살라고 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IS의 성립 배경과 성격, 방침을 감안할 때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인 교수에 따르면 IS의 연원은 2002년 결성된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Jammat al Tawhid al Jihad)'이다. 이 단체는 2004년 김선일씨 사건의 주범이었고 당시에는 소규모 그룹이었지만 세력을 키워 저항세력으로 성장했다.

이름을 수차례 바꿔온 IS는 시리아 내전 동안에는 알카에다와 함께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알카에다와 IS는 결별하고 만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양측은 이견을 보였다. "샤리아를 외곬으로 해석해 사람을 지나치게 많이 죽인다"는 게 알카에다의 불만이었다.

IS의 이념적 기반은 극단적인 이슬람 호전주의 '탁피리즘(Takfirism)'이다. 탁피리즘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수단에는 제한이 없다' '일벌백계해 공동이익을 추구한다' 등으로 요약된다. IS가 선명성 경쟁을 통해 알카에다보다 더 강경한 노선을 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IS의 목표는 7세기 이슬람제국 초기 '영화로운 칼리프의 시대'를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IS는 칼리프 시대처럼 정교일치에 기반을 둔 1인 지도체제 단일 위계조직을 꾸리고 있어서 이는 오사마 빈라덴을 중심으로 한 알카에다보다 더 중앙집권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최고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이름 역시 이슬람제국 당시 첫 칼리프인 아부 바크르에서 따왔다. IS가 처음 점령한 지역 역시 칼리프시대 아부 바크르가 점령했던 지역으로 알려졌다. 21세기에 '영화로운 칼리프의 시대'를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IS의 거점은 시리아 라카, 이라크 바그다드, 쿠르드 모술이다. 특히 이라크 라카에선 실제로 7세기 당시 칼리프제를 다시 구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엄격하게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고 구휼 차원에서 빈곤층에게 현금을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의해 압박을 받던 주민들 중 일부가 IS를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S는 무슬림을 상대로 한 선전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IS는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을 소개하며 "제국주의 서방이 자의적으로 그어놓은 국경이 사라지고 우리가 드디어 자유를 찾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IS는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을 향한 선전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피랍자들을 참수할 때도 과거 알카에다처럼 고함을 지르지 않고 대신 낮은 목소리의 영국식 영어로 해설을 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폭력성"이란 평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인터넷 상에서도 IS는 선전 담당자를 따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는 사람들을 추적해 아이디를 부여하고 특정 메신저로 접속토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증이 끝나면 이들에게 시리아로 들어오는 경로를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로를 통해 일본의 저명한 이슬람 학자인 나카다 고 교수 등 이념적 동조자들이 IS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남식 교수는 "IS가 인터넷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지 못하면 알카에다보다 상대하기가 훨씬 어려울 수 있다"며 "이미 호주와 미국에서 모방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IS의 세력이 확산되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미국 오바마 정부는 국제공조가 우선이란 입장이라 과거 부시정부처럼 지상군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습을 하더라도 거점 타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미국은 IS와 여타 중동국가간 틈 벌리기를 통해 IS 인근 국가들을 통해 IS를 제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정부 고위 당국자는 "IS는 이슬람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장선상에서 인근 국가인 이란에서 진행 중인 서방과의 핵협상 역시 국제사회의 대IS 전략에 분수령에 될 것으로 보인다.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과 서방간 관계에 전환점이 형성될 것이고 이를 계기로 IS사태의 국면 역시 적잖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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