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제시카의 '반격'은 왜 통하지 않았나

2014. 10. 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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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제시카의 '반격'이 시작됐다. 소속사로부터 "팀 퇴출 통보"를 받은 데 대한 당혹감과 더불어, 8년째 몸 담고 있는 최고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대중 앞에 쏟아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처럼 따뜻하지만은 않다.

제시카는 1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아닌, 개인적 루트를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소녀시대 탈퇴 경위 및 이로 인한 당혹감과 속상함을 토로했다.

제시카는 "지난 9월 29일 소속사로부터 소녀시대를 나가달라는 퇴출 통보를 받게 됐다"고 자진 탈퇴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그동안 소녀시대 멤버의 일원으로서 제 개인의 사생활이나, 사업에 앞서 소녀시대 활동을 가장 우선시해왔으나 소속사로부터 팀에서 나가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제시카가 밝힌 바에 따르면 그의 소녀시대 '퇴출' 배경은 최근 시작한 개인 사업이다. 제시카는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던 사업을 계획하며 소속사(SM)와 멤버들에게 준비 단계부터 최근까지 수 차례 논의하고 이해를 구해왔으며, 지난 8월 브랜드 론칭 당시 사업 병행에 대한 동의와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인 9월 초, 멤버들이 돌연 입장을 바꾸고 회의를 소집해 사업과 소녀시대 중 양자택일 하라는 요구를 해왔다는 것. 파트너와의 계약 관계상 사업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와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애정을 피력한 제시카는 9월 16일 소속사 대표로부터 사업병행에 대한 허락을 재확인 받았는데, 그로부터 불과 2주 만에 소속사로부터 소녀시대를 나가달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제시카는 "무엇보다도 제가 열정과 애정을 쏟으며 그동안 15년 이상 함께한 동료 멤버들과 회사측에서 제가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소녀시대에서 나가달라는 요구에 너무나 크게 상처를 받았고 안타까운 심경을 감출 수 없습니다"라며 통탄해했다.

제시카가 밝힌대로 SM이 제시카에게 탈퇴를 요구 및 통보했다면, SM은 대체 왜 그랬을까. 원더걸스, 카라 등 데뷔 동기 걸그룹들이 그동안 멤버 탈퇴 과정에서 치른 홍역을 가까이서 지켜본 SM이다. 더욱이 내부의 타 아이돌 그룹이 멤버 이탈로 소송까지 진행했던 그들이다. 그런 SM이 왜, 제시카를 팀에서 제외하고 '8인 체제 소녀시대'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무엇보다 제시카와 SM이 각각 밝힌 공식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사실'이 포착된다.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고 밝힌 반면, 전날 SM 측은 "올 봄 제시카가 본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사에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소녀시대 활동 지속 여부가 달린 중요한 팩트가 상이하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누구보다 제시카의 팬들이 크게 충격 받은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기도 하다.

나아가 소녀시대 활동의 범주를 펼쳐놓고 생각해본다면, 소녀시대는 단순히 앨범 한 장으로 혹은 그 '브랜드'로 치환되는 팀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앨범 한 장을 내놓고 한 달 가량 방송 활동을 끝으로 활동이 마무리되지만, 해외 행사 및 콘서트, 팬미팅 등 일 년 내내 무수히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는 이들이다. 실제로 개인 아닌 팀으로서는 국내 스케줄보다 해외 일정이 더 잦다. 제아무리 8년차 베테랑 걸그룹이라 하더라도 이를 위해선 응당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어디 사업은 호락호락한가. 몸이 부서져라 올인해도 만만치 않은 게 사업 아니던가. 제시카가 소녀시대 활동에 애정을 갖고 사업을 병행한다 하더라도, 웬만해선 쉽지 않은 두 가지, '국민 걸그룹' 활동과 '사업'이다. 사업 파트너가 있다 하더라도, 더욱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내놓는 일이니 말이다.

SM의 결정도 어쩌면 이에 기인했을 터다. SM 측은 "최근 소녀시대 활동에 대한 우선순위 및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조율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시카가 패션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속적인 논의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소녀시대는 제시카 개인이 아닌, 무려 아홉 명이 뭉친 팀이기에 팀 활동을 위해선 개인의 욕심과 바람은 잠시 접어둬야 유지가 가능하다. 모두가 각자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양보하며 현재까지 팀을 이끌어왔을 터다.

하지만 둘 중 우선순위가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면? 최종 수순은 양자택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네 인생에서 수도 없이 부딪치는 상황이다. 둘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제시카로서는 스물여섯 해를 살면서 처음 맞이한, 인생 최대의 선택지였을 지 모르는 일이기에 이같은 결과가 당혹스러운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SM 측 입장에 담긴 제시카의 '개인적인 사정' 또한 의문을 더한다. 그가 밝힌 개인적인 사정이 사업이라면, 사업적인 이유라고 표현해도 무방했을 터인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의뭉스럽다. 네티즌들이 제시카도, SM도 섣불리 입에 올리지 않고 있는 이름, 타일러 권을 떠올리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소속사에서는 부인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교제했던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다. 제시카의 행보에 타일러 권이 꽤 종종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보통 사이' 이상임은 부인할 수 없다.

최근에는 결혼'설'이 인터넷을 달구더니 급기야 1일 한 매체는 제시카와 타일러 권이 내년 5월 홍콩에서 결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타일러 권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나는 올해든, 내년이든 조만간 결혼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여전히 대중의 눈은 두 사람을 주시하고 있다.

제시카의 글에서는 어떤 억울함이 비쳐진다. 정당치 못한 이유로 팀에서 내쳐진, 힘 없는 약자의 느낌이다. 현 소속사와의 소통은 이미 막힌 듯 보인다. 이틀 전, 뜬눈으로 밤을 새운 바로 그 날 내놓은 SNS 글로, 이미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넌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결정적인 피해자는 제시카가 그토록 애정을 갖고 사랑하던 소녀시대다. 지난 7년간 아웅다웅하면서도 완벽한 결속력을 보여주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소녀시대는 애석하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존재할 수 없게 됐다. 대중이 지금의 제시카를 따뜻하게 지켜봐주지 못하는 이유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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