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기자 MLB리포트]다저스, 카디널스에 복수 가능할까

조회수 2014. 10. 1. 12: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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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5연승으로 기분 좋게 마친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6경기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NL 서부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94승68패는 동부 조 승자인 워싱턴 내셔널스(96승66패)에 이어 NL 2위의 성적.

그러나 시즌 마지막 날까지 포스트 시즌 대진이 잡히지 않을 정도의 혼전이 벌어진 NL 중부조에서는 결국 세인트루이스가 피츠버그를 마지막 날 제치고 역시 2년 연속 조를 평정했습니다. 그러나 작년과 차이라면 카디널스는 90승으로 거두는데 그쳐 홈필드의 이점을 갖지 못합니다. 즉 작년 NLCS에서는 다저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1,2차전을 시작하고 결국 6차전 홈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반면 이번에는 다저스와 초반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나고 다저스타디움에서 1,2차전을 벌이게 됩니다. 류현진은 몸 상태가 기대대로 회복되면 3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저스는 작년의 패배를 설욕하고 NL 챔피언십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가을만 되면 더욱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카디널스를 과연 다저스가 올해는 꺾고 NL 챔피언, 나아가서는 월드시리즈까지 갈 수 있을지는 특히 국내 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작년에는 6차전 끝에 2승4패로 물러났던 다저스. 류현진이 3차전에서 웨인라이트를 꺾는 역투를 보였지만 6차전에서는 커셔가 초반 무너지는 충격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을 살펴보면 다저스가 약간 우세해 보입니다. 어떤 점에서 다저스가 카디널스를 꺾고 2라운드 NLCS로 진출할 수 있을지 살펴봅니다.

◆선발진

카디널스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20승9패 2.38)와 만났을 때 우세를 점칠 수 있는 투수는 MLB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투수가 꼭 필요하다면 바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셔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4년 연속 빅리그 최고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1승으로 최다승도 거둔 커셔는 작년의 충격적 패배를 되새기며 기선 제압을 노립니다. 2선발 역시 17승에 2.71의 평균자책점으로 커셔가 없는 어느 팀에서든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잭 그레인키가 카디널스의 랜스 린보다는 조금 더 믿음이 갑니다. 린 역시 올해 15승10패 2.74의 뛰어난 피칭을 했지만 시즌을 5연승으로 마친 그레인키의 기세가 좋습니다.

관건은 류현진입니다. 14승7패로 시즌을 일찍 마친 류현진이 순조롭게 복귀해 건강한 모습으로 3차전에 선발로 나선다면 다저스에겐 더 이상 호재가 없습니다. 물론 댄 하렌(13승11패 4.02)이 뒤를 받치고 있지만 류현진이 복귀하지 못하면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다저스 이적 후 9경기 2승3패 4.74)를 4선발로 기용해야 하는 등 확연히 무게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카디널스도 웨인라이트와 린 후로는 마이클 와카, 셸비 밀러, 존 래키로 시원치 않습니다. 작년 NLCS의 영웅이던 와카는 올해 19경기 선발에서 5승6패 3.20에 그쳤고 어깨 통증이 있습니다. 밀러는 10승9패 3.74, 그리고 래키는 이적 후 10경기에서 3승3패 4.30으로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류현진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준다면 다저스의 선발진이 우세합니다.

사진은 카디널스와의 NLDS에 나설 다저스 선발진 그레인키-커셔-류현진

◆타선

올해 다저스에게 기대가 쏠리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바로 맷 캠프를 필두로 막판 뜨겁게 달아오른 타선입니다. 켐프는 후반기에만 16홈런을 치며 공격을 주도했고 다저스는 막판 15경기에서 평균 7.5득점으로 타올랐습니다. 물론 포스트 시즌은 강력한 피칭이 압도하는 전혀 다른 리그지만 작년에 핸리 라미레스가 사구를 맞고 빠지고 켐프는 아예 뛰지도 못하고, 크로포드, 이디어 등도 잔부상에 시달리던 라인업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특히 64도루와 3루타 12개로 각각 리그 1위에 오른 디 고든의 가세는 작년의 라인업과 두드러지는 차이입니다. 시즌 막판 적절한 휴식도 취한 고든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카디널스 2루수 콜튼 웡은 후반기 펀치력을 과시했지만(11홈런) 아직 루키입니다.

물론 포수에서 카디널스가 훨씬 우세한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 부상으로 많이 뛰지 못하면서도 공수에서 야디에르 몰리나는 A. J. 엘리스를 압도합니다. 고든과 크로포드의 러닝 게임을 몰리나가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제지할 수 있느냐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내야도 외야도 전반적으로 다저스가 우세합니다. 중반 한 때 우려를 낳았던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는 특유의 타점 능력과 장타력까지 살아나면서 빅리그 최고인 116타점을 올렸습니다. 카디널스 1루수 맷 애덤스는 펀치력은 있지만 좌투수 상대 1할9푼에 그치는 등 빈틈이 있는 타자입니다. 3루수 유리베도 카디널스 3루수 맷 카펜터에 비해 경험도 풍부하고 특히 빅게임에 강합니다. 부상 복귀 후 마지막 달 3할7푼8리로 뜨거웠습니다.

오히려 21홈런을 치며 카디널스 유격수 기록을 세운 새 얼굴 조니 페랄타가 위험인물일 수 있습니다. 핸리 라미레스도 공격력은 밀리지 않지만 수비 불안이 있습니다. 경기를 리드하면 후반기에는 대수비로 교체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칼 크로포드-야시엘 푸이그-켐프로 이어지는 외야진은 이제 견고함을 구축했습니다.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은 아닐지 몰라도 상위급 임은 확실하고 좌익수 크로프드도 부상 복귀 후 39경기에서 4할2푼1리로 막판 가장 뜨거운 타자였습니다. 카디널스 좌익수 맷 홀리데이의 파괴력(후반기 14홈런 45타점)에는 뒤지지만 수비와 주루 플레이는 앞섭니다. 슬럼프가 길었던 푸이그는 막판 12경기에서 3홈런 9타점으로 회복기를 보였고 중견수로도 자리를 잡아갑니다. 그리고 후반기 배트 스피드가 살아나며 가장 무서운 타자로 돌아온 켐프(9월 23타점은 빅리그 1위)는 클럽하우스의 리더 역할까지 해내면서 든든한 중심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카디널스도 경고한 중견수 수비 라인의 존 제이와 피터 보저스, 그리고 우익수 신예 플라툰 오스카 타베라스와 랜덜 그리척이 있지만 경험이나 중량감에서 아직은 꽤 차이가 납니다.

다저스가 작년에 비해 긍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또 한 가지는 벤치입니다.

이디어가 벤치 멤버가 될 정도이고 저스틴 터너는 최강의 대타 요원입니다. 두 선수 모두 다름 팀이라면 주전으로 충분히 뛸 수 있습니다. 후반기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이던 터너는 특히 득점권에서 4할1푼9리로 다저스의 약점인 클러치 능력을 확실하게 과시했습니다. 이디어 역시 군말 없이 벤치를 지키며 대타로 31타수 9안타 2할9푼에 8타점을 올렸습니다. 좌투수에 강한 스캇 밴슬라이크와 대수비 요원 미겔 로하스, 다윈 반리 등 매팅리 감독이 누구를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킬지 고민할 정도입니다.

◆불펜

이 부분이 다저스는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8회 셋업맨 자리는 임자를 잃었습니다. 좌완 J. P. 하웰마저 9월 ERA가 11.81로 부진했습니다. 27홀드로 활약했지만 68경기를 뛰면서 피로한 기색입니다. 그렇다고 브라이언 윌슨(22홀드 4블론 세이브 4.66 ERA)에게 8회를 맡기기에는 늘 불안합니다. 차라리 8월초 승격 후 상대 타자를 1할6푼4리의 피안타율로 묶으며 1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보인 페드로 바에스가 믿음직하지만 경험 없는 루키. 브랜던 리그, 제이미 라이트 등 노장들의 역할은 따로 있습니다. 카디널스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17홀드)와 팻 네쉑(25홀드) 등이 버티고 와카나 밀러 중 한 명도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마무리는 두 팀 모두 막강합니다. 커디널스 트레버 로젠달이 45세이브로 리그 2위, 다저스 켄리 젠센은 44세이브로 리그 3위입니다.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157km의 커터를 각각 앞세운 탈삼진 능력이 출중한 투수들입니다. 과연 리드를 이들에게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양 팀 모두 관건입니다.

◆코칭스태프와 팀 컬러

다저스는 끈질긴 팀은 아닙니다. 8회 후 뒤진 경기에서는 56전 전패, 7회 후 뒤진 경기는 1승53패, 심지어 6회 후 뒤진 경기에서도 2승54패에 불과합니다. 연장전 승부는 5승13패. 또한 만루 홈런이 하나도 없는 시즌을 보내는 등 만루 팀 타율이 1할9푼1리입니다. 그나마 득점권 타율은 2할8푼6리로 괜찮았습니다. 반면 카디널스는 만루에서 2할6푼2리로 좋았던 반면에 득점권에서는 2할5푼4리로 시원치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늘 끈적끈적한 승부를 펼치는 카디널스는 가을 야구에 특히 강한 전통을 이어갑니다. 작년에는 리그 챔피언십에서 다저스를 탈락시킨 팀이 바로 카디널스입니다. 마이크 마테니 감독은 토니 라루사 감독부터 이어진 스몰볼, 짜내기 야구의 전략을 잘 이용합니다. 특히 투수력이 압도하는 경우가 빈번한 포스트 시즌에서는 매팅리 감독의 선이 굵은 AL 스타일의 야구보다는 NL 스타일의 스몰볼이 더 효과적입니다. 희생타에서 올 시즌 카디널스가 64번(4위) 성공한 반면 다저스는 47번으로 15팀 중 14위였습니다. 다저스의 타선이 시즌 막판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할 경우에 어떤 묘책을 매팅리 감독이 보여줄 수 있을지, 혹은 없을지는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저스가 이번만큼은 카디널스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승리의 열쇠 중 하나는 바로 류현진이 쥐고 있습니다. 류현진이 건강한 모습으로 3차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경기를 승리한다면 다저스는 리그챔피언십과 나아가 월드시리즈를 향해 순항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커셔-그레인키-류현진의 3선발이 다저스의 가장 큰 강점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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