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김태균, "은퇴 전 목표는 한화 우승 뿐"

입력 2014. 10. 1. 06:09 수정 2014. 10. 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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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개인 성적 모두 포기하더라도 우승이랑 바꾸고 싶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2)보다 꾸준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는 올해도 106경기 타율 3할6푼5리 140안타 17홈런 81타점 출루율 4할6푼1리 OPS 1.031로 리그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2년만의 타격왕, 3년 연속 출루율 1위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김태균에게는 '아이고, 의미 없다'였다. 그는 "팀이 지면 어떤 기록도 가치가 떨어진다"며 "개인 성적 모든 걸 포기해서라도 팀 우승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김태균의 야구인생에 목표는 은퇴 전 한화의 우승을 이끄는 것이었다. 야구인생의 대부분을 한화맨으로 일편단심 살아왔던 김태균에게는 오로지 팀, 한화 생각뿐이었다.

- 올 시즌이 거의 끝나 가는데 돌아보면 어떤가.

▲ 우리도 작년에 비해 근우와 용규가 와서 야심차게 준비했다. 시즌 초반에도 굉장히 희망을 품고 시작했다. 야구라는 게 항상 보면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초반에 뭔가 안 맞으면 쭉 간다. 초반에 잘하다 중간에 안 되면 금방 회복이 된다. 근우와 용규도 의욕이 앞섰고, 나도 되겠다 싶어서 의욕이 앞섰다. 다른 선수들도 그러다 보니 부담을 가졌고, 몸에 힘이 들어가 잘 안 풀린 것 같다. 근우나 나 같은 선수들이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나 젊은 선수들이 동요 하지 않고 평상시대로 할 수 있게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팀의 주축이고, 고참으로서 그렇게 못한 게 안타깝다.

- 개인적으로는 인상적인 홈런과 결정타를 많이 쳤다.

▲ 그런 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나오는 야구의 일부이고, 시즌의 일부다. 아무리 못해도 1년에 그런 건 1~2경기 나온다. 개인적인 활약은 큰 의미 없다. 그보다 우리팀이 조금씩 변화되고, 좋아지는 모습이 보여졌으니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항상 고참들끼리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팀이 어떻게 좋아지기 위해 우리가 어떤 식으로 팀을 이끌어나가자는 내용이다. 앞으로 많이 좋아질 것 같다. 당장 내년이 아니더라도 우리팀이 강팀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 한화의 향후 비전은 어떻게 생각하나.

▲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서산 2군에서 1군을 왔다갔다하는 선수들을 봐도 확실히 좋아졌다. 서산이 생긴 이후 선수들이 풍부해졌다. 그 전에는 선수들이 올라와도 조금 약해 보이는 면이 있었는데 요즘은 충분히 1군에서도 되겠다 싶은 선수들이 많이 온다. 앞으로 점점 젊은 선수들이 툭툭 튀어나와주며 강팀이 될 것이다. 강팀을 보면 누구 하나 주전이 빠져도 티가 안 난다. 우리도 이제 그런 게 가능해질 것 같다. 그래야 주전 선수들도 긴장하고, 더 모범을 보이려 열심히 노력한다.

- 타율·출루율 경쟁을 하는데 본인에게 가장 가치있는 기록은뭔가.

▲ 팀이 지면 어떤 기록도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겨야 출루율 타이틀을 먹더라도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팀이 이겨야 뭐든지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혼자 아무리 날 뛰어도 팀이 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지금 개인 타이틀은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팀이 우승하고 이럴 때 타이틀을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간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비하는 건 있나.▲ 아무래도 항상 그걸 생각하고 준비한다. 지금 내가 어느 정도 잘 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 유지하고 싶어도 조금씩이라도 변하는 게 타격폼이다. 내 생각에 한 가지 폼으로 1년 풀타임을 치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투수도 이런 투수 저런 투수 폼과 타이밍이 다르다. 최소 2가지, 많으면 3가지 자기만의 변화를 줄 수 있는 타격 자세가 있어야 안정적으로 시즌을 보낼 수 있다. 나이가 먹어가는 만큼 나도 분명히 변화를 줘야 한다. 내가 일본에 다녀온 후 복귀까지 반년 정도 쉬었다. 내 타격을 많이 잃어버린 게 있다. 지금까지는 변화도 생각하며 뭔가 가장 큰 틀이 있다. 변화는 작은 것들이고, 타격에서 가장 큰 틀이 있는데 기둥이나 중심을 잡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을 많이 잊어버려 다시 찾아가며 변화를 생각하는 중이다. 당연히 앞으로도 계속 변화를 줘야 한다. 뭔가 내가 커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 언제까지, 몇 살까지 야구를 하는 게 목표인가.

▲ 몇 살까지는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지만 힘이 없다고 느낄 때가 아닐까 한다. 끝은 내가 힘이 있을 때 하고 싶다. 내가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방망이 뿐이다. 대수비나 대주자로 팀에 보탬이 될 건 아니지 않은가. 방망이 하나로 계속, 남들한테 안 뒤처져야 오래 할 수 있다. 사실 예민한 문제다. 다른 선배들은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어 조심스럽다. 난 팀에 보탬이 안 된다 싶을 때 팀을 위해 은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힘이 있을 때 마무리하고 싶다.

- 야구를 하며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 2001년 신인 때였다. 그때는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아무 걱정이 없었다. 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 항상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하는 말이 '네가 뭐가 걱정할 게 있냐'라는 것이다. 팀 성적은 선배들이 하는 걱정이니까 네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라고 했다. 지금 내가 후배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그때는 팀이 이겨도 내가 잘하면 좋았다. 매일 야구장 나가 경기를 뛰는 게 재미있었다. 다른 걱정이 없었다. 지금은 한 타석, 한 타석 못 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또 일본에 갔을 때 내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다.

- 지난 몇 년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모습이 보인다.

▲ 30대 전후로 나누었을 때 야구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술보다는 내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어릴 때에는 내가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되고, 야구선수는 야구장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도 4번타자였지만 내 할 것만 하면 된다는 가벼운 생각이었다. 하지만 30대가 된 이후에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졌다. 후배들을 다독여야 하고, 팀을 전체로 봐야 한다. 나이가 있다 보니 여러 가지 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고 있다. 가끔 일부러 강하게 할 때도 있다. 매일 등 두드려줄 수만은 없지 않나. 후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옛날에 안 그랬는데'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때와 달리 혼내기도 하고, 잔소리도 해야 할 위치다. 그 전에는 워낙 내가 성격이 편했으니 많이 변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더라도 악역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리그 최고 연봉을 많이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

▲ 그런 부담은 어쩔 수 없이 다 가져야 하는 것이다. 연봉이 오르고 위치가 올라가면 당연한 것이다. 내가 누릴 수 있는 게 더 많아졌으면 포기하고 힘든 부분도 늘어난다. 그것에 대해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책임감이 여러 가지로 나를 채찍질하게 한다. 전보다 연봉이 많이 지며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게 많다. '연봉 많이 받으면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나 스스로 절대 안주를 안 하게 된다.

- 야구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

▲ 팀 우승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서 초중고에서 모두 우승을 했고, 일본에서도 우승을 해봤지만 한화에서만 못하고 있다. 한화에서 12년을 뛰면서 우승이 없다는 게 정말 아쉽다.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한화에서 우승해서 반지 하나 껴보는 것이 목표다. 내 개인 성적 모든 걸 포기하고 팀 우승과 바꾸면 그게 훨씬 좋다. MVP랑도 바꿀 수 있다. MVP는 개인적인 영광이라면 팀 우승은 다르다. 우승을 함으로써 대체 몇 명이 영광을 누리고 살 수 있겠나. MVP는 나 혼자이지만 우승은 그룹 전체와 우리 구단 프런트, 선수, 코치 그리고 우리 한화 팬들까지 그게 몇 명인가. 얼마나 더 가치가 있나. 둘 다 하면 좋겠지만 둘 중 하나라면 당연히 우승이다. - 영구결번에 대한 욕심은 없나.▲ 내 나이 서른셋인데 너무 앞서간 이야기다.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우리 선배들 영구결번 되어있는 것 보면 멋있고 가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 선배들보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벌써 그런 것을 생각할 위치는 아니다. 난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 팀을 위해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았다.

- 김태균에게 한화 이글스란 무엇인가.

▲ 난 원래 충청도이고, 어렸을 때부터 보며 자라온 것이 한화 야구였다. 좋아한 선수들도 한화 선배들이었다. 고등학교도 한화 재단 천안북일고를 나왔다. 당연히 다른 팀을 생각한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한화는 당연히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다.

- 일본에서 돌아올 때도 무조건 한화 복귀로 못 박았다.

▲ 내가 여기서 할 일이 많은데 당연한 것이었다. 우리 단장님과 얘기할 때도 그랬다. 팀에서는 내가 있어주길 원하지만 개인적인 꿈을 위해 다녀오라고 했다. 내가 없을 때 팀 성적도 안 좋았다. 팀을 바닥 치게 해놓고 4번타자라는 사람이 나 혼자 꿈을 위해 갔다. 가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돌아오게 됐는데 다른 팀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 미안한 마음을 갖고 떠났으니 당연히 한화에 갚아야 했다. 이루지 못하고 남겨 놓은 숙제를 하고 싶었다.

-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 우리에게는 아직 12경기가 남아있다.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니 팬들도 지금처럼 응원을 부탁드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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