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에게는 그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쟁점으로 보는 갈등

강수진 기자 2014. 9. 3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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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걸그룹 소녀시대 팬들은 크게 놀란 눈치였다. 2007년 이래 단 한 번도 멤버 교체나 팀 불화가 없었던 그룹으로부터 멤버 탈퇴 소식이 처음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인기 걸그룹으로 각광받아온 소녀시대는 가요계에서도 팀워크가 단단하기로 유명했다. 한류 선봉에 서며 함께 뭉쳐 만만치 않은 난관을 헤쳐왔던 팀으로도 유명했다.

갈등을 둘러싼 소식은 30일 새벽 멤버 제시카의 글에서부터 서서히 퍼져나갔다. 제시카는 "팀에서 퇴출됐다"는 식의 뉘앙스를 담은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못하고 숙의를 거듭하던 소속사는 이날 오후 1시께 "(제시카가)먼저 팀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는 반박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소속사의 입장문에는 나아가 소녀시대가 9인에서 8인으로 변모했다는 뉘앙스의 내용도 담겨 있었다. 2007년 이래 줄곧 유지돼온 9인조 소녀시대가 처음으로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그 사이 소녀시대와 제시카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슨 일이 있었나?

수상쩍었던 일화는 많았다. 앞서 가요계에서는 소녀시대의 멤버 제시카가 재미교포 사업가 타일러 권과 교제 중이고, 결혼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수시로 나돌곤 했다. 이와 동시에 제시카가 사업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자주 흘러나왔다.

양 측의 이번 갈등에는 제시카의 남자친구이자 사업가인 재미교포 타일러 권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것이 연예계 안팎의 시각이다. 타일러 권은 최근 부쩍 제시카와 국내외를 함께 다니면서 많은 일을 도모해왔다고 한다.

제시카가 소녀시대의 활동 대신 개별 사업에 치중하려는 의도를 자주 내비친 것도 이 즈음이었다. SM은 "올해 봄 제시카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앞으로 한 장의 앨범활동을 끝으로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면서 "이후 당사와 소녀시대 멤버들은 그룹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고민했지만 도저히 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 제시카 vs SM

제시카는 지난 8월 교제 중인 타일러 권과 함께 패션 브랜드 '블랑' 사업을 시작하면 본격적인 사업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제시카는 소속사에게 "다음 음반 활동을 끝으로 소녀시대 활동을 병행하기 힘들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디자이너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해외 유학 일정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제시카는 내년 상반기까지 소녀시대 활동을 벌인 뒤 팀과 서서히 결별하는 수순을 예고해놓고 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이 같은 계획은 SM과 소녀시대의 일정과 연이어 상충하는 측면이 있었다.

소녀시대는 특히 중국 진출에 만전을 기하고 있던 중이었다. 소녀시대는 30일 심천을 시작으로 중국 각지를 돌며 팬미팅을 벌이는 등 무섭게 성장중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기점에 들어섰다. SM은 "당사는 8인 체제의 소녀시대 활동을 당초보다 앞당기는 것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자체적인 계획과 결정을 밀어붙인 배경을 설명했다.

■ 제시카 VS 멤버

멤버들과 함께 하는 미래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리면서 '틈'은 곳곳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제시카가 멤버들의 생일에 개인적인 사유로 참석지 못하는 일 또한 있었다고 한다.

제시카가 썼던 글의 내용에는 소속사 뿐 아니라 나머지 멤버 8명에 대한 섭섭함도 분명히 표현되고 있었다. 제시카는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 부로 저는 더 이상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저는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 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다"라고 적었다. 짧은 글이었지만 '8명'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배어있었다.

30일 오전 소녀시대 멤버들은 제시카를 뺀 8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멤버 8명의 얼굴 역시 크게 굳어 있었다. 카메라를 보며 손을 흔들거나 웃음을 내비치지도 않았다.

■ 제시카 & 타일러 권

미국 미시건 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타일러 권은 미국 뉴욕에 분사를 둔 투자사 캐피털파이트너스 연예사업부문을 맡아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지근거리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지아이조2> 월드 프리미어 레드 카펫 행사에 홍콩 여배우 질리언 청과 함께 참석하며 공개 연인임을 선언했다가 10개월만에 결별한 바 있다.

이후 제시카와 교제에 들어 갔던 타일러 권은 자신의 장점을 분명하게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제시카가 진행하기 시작한 패션 브랜드 '블랑' 사업 상당부분에 타일러 권의 도움이 있었다. 미국 뉴욕을 비롯해 홍콩 등을 함께 다니면서 사업과 향후 계획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온 정황도 많았다.

멤버 개별 사업은 팀의 이미지나 영향력을 일정부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스타와 기획사, 혹은 다른 멤버들간의 갈등에 늘상 불씨를 놓곤 한다. SM과 틀어졌던 그룹 JYJ도 비슷한 갈등에서 출발해 결국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 갈등은 회복될 수 있을까?

양 측의 입장 차는 클 수 밖에 없다. 개인의 꿈과 사업 등이 회사 이익과 충돌한다 해서 마냥 양보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과, 반대로 개인 사업이 팀의 원할한 활동과 수익을 침해한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선다.

SM의 입장은 단호해보인다. 소녀시대에서 제시카가 탈퇴했다는 점을 은연중에 내비치면서 "8인 체제의 소녀시대 및 제시카의 개인 활동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과 매니지먼트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피력했다.

그렇다고 루비콘 강을 완전히 건넜다는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가요계 중견 제작자 ㄱ씨는 "일련의 일 모두가 협상의 과정일 수 있다"면서 "서로가 극단적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나아가 돌연 화해를 청한다면 한 바탕 소동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시카의 동생인 크리스탈이 SM 소속 그룹 에프엑스에 몸담고 있는 점도 양 측의 관계 개선을 재촉하는 여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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