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배드민턴] '맏형' 이현일의 끝내기, 이용대는 믿었다

[OSEN=인천, 서정환 기자]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태극전사들은 서로를 믿었다.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비결이었다.

한국은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5시간이 넘는 대혈투 끝에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후 12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2-2 동점에서 나선 마지막 주자 이현일은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도 승리를 따내 맏형다운 모습을 보였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한국은 첫 번째 단식주자 손완호와 복식의 이용대-유연성 조가 무실세트로 내리 2연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남은 3경기 중 한 번만 잡아도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단식 이동근(24, 요넥스)과 복식 김사랑-김기정 조가 연이어 무너지면서 계획이 차질이 빚어졌다. 5경기는 누가 봐도 상승세를 탄 중국이 가져갈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 경기서 맏형 이현일은 노련하게 가오환을 요리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했다.

이현일의 맹활약을 믿고 예고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에이스 이용대였다. 복식에서 쾌승을 거둔 이용대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만약에 5경기에 가더라도 현일이 형이 있다. 꼭 금메달을 따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결국 이용대의 믿음은 기적으로 보상을 받았다. 이현일이 마지막 득점을 따내자 가장 먼저 코트로 달려나간 선수도 이용대였다.

경기 후 이용대는 "항상 중국에 져서 2위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도 2연속 2위를 해서 자존심이 상했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대회서 우승해서 더 뜻 깊다"며 밝게 웃었다.

단체전 금메달로 1차 목표를 달성한 이용대는 이제 전공인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용대는 "단체전은 끝났다. 개인적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한다. 이 기쁨은 오늘까지 만끽하고 내일 쉬고 16강전을 시작하겠다. 최종목표는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제는 맏형이 이용대의 믿음에 보답할 차례다. 이현일은 "이제 단체전이 끝나서 개인전은 출전을 안한다. 기쁜 마음으로 마음 놓고 개인전에 뛰는 후배들을 응원하겠다"며 이용대의 선전을 기원했다.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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