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의 한국 .. 쌍꺼풀에 넓은 이마 남방계 얼굴로 간다

정강현 입력 2014. 9. 24. 03:00 수정 2014. 9. 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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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가족 빅뱅 <하> 사회적 가족 시대2050년엔 다문화가구 5%, 생산가능인구의 6% 차지정치세력화 가능성 .. 기업들 다문화 마케팅 강화차별 경험 41% .. "다양성 공존하는 사회통합 정책을"

1999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4남매를 둔 나위게 음보(44·나이지리아). 그의 별명은 '아프리카 유생(儒生)'이다. 가부장적 가치관에 바탕을 둔 한국 전통 교육을 강조한다. 아이들의 이성교제는 물론 휴대전화 소지도 허락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인 큰딸(14)은 "아빠 때문에 짧은 치마 입는 것은 꿈도 못 꾼다"며 투덜대곤 한다.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아이들 모두 국·영·수 학원 등에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문 학습지 구독도 시작했다. 그는 "한국에서 20년 넘게 살다 보니 선행학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아이들을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피부색은 달라도 사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가정이다. 음보의 가족처럼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다문화 가족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는 "2000년대 이후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 외국인들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2050년 다문화 가구는 약 98만6000가구로 한국 전체 가구 중 4.8%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증가율이라면 2100년엔 다문화 가구가 한국 전체 가구의 20%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 다. '한민족 가족 공동체'가 '다민족 가족 공동체'로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단일민족'의 통념은 깨질 수밖에 없다. 한국인의 외모부터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지는 한국얼굴연구소에 의뢰해 다문화 가족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늘어날 경우 달라질 한국인의 얼굴을 예측해봤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이마가 좁고 쌍꺼풀이 없는 북방계(北方系) 형태인 한국인의 얼굴은 2100년에는 이마가 넓어지고 여성의 경우 쌍꺼풀이 보편화되면서 남방계(南方系)적 요소가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진 한국얼굴연구소장은 "다문화 가구 비율이 12%를 넘어서는 2081년부터 한국인의 얼굴이 급격히 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계 한국인'이란 말이 보편화되고 다문화 가족 출신 유권자들이 정치세력화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4 지방선거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외국인 유권자 수는 4만8426명으로 2010년 지방선거(1만2899명)에 비해 네 배 증가했다. 다문화유권자연대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다문화가족법 개정 등 10대 정책의제를 각 정당 후보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이삼식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다문화 인구가 5.9%(134만 명)에 이르러 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족의 직업 역시 통·번역사,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분화되고 '다문화 마케팅'이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부각되는 등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김이선 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소수문화·언어는 전체 한국 문화에 다양성·창조성·역동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다문화 가족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전국의 1만5000여 다문화 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외국인이란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적 있다"는 응답이 41.3%에 달했다. 2011년 조사보다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06년 결혼해 한국에 온 레티뚜엇(32·여·베트남)은 "한국에서는 간단한 일을 하려 해도 외국 학력을 인정해주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다"며 "채용 면접을 가보면 동남아 출신에 대한 차별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김혜영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다문화 가족 정책은 결혼이주자 등을 수혜 받는 집단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은 차별이나 낙인효과 등을 일으켜 오히려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최성지 다문화가족정책과장은 "'소외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정책을 다문화 가족들이 우리 사회 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참여중심 정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 팀장, 채승기·고석승·안효성·장혁진 기자, 고한솔(서강대)·공현정(이화여대) 인턴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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