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자살률, 나이 들수록 치솟아
[한겨레] 10만명당 10대 5.6명→40대 47.2명
"경제적 어려움에 자살충동" 44%
나이 든 남성의 자살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은 모두 1만4427명으로 1년 전보다 267명(1.9%) 늘었다. 하루 39.5명꼴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9.1명(인구 10만명당 자살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1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보다 남성의 자살률이 두 배 이상 높고,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남성은 39.8명으로 1년 전보다 1.6명 늘었고, 여성은 17.3명으로 0.7명 줄었다.
남성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자살률이 치솟고 있는 것도 문제다. 남성의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10대(10~19살) 5.6명, 20대 20.9명, 30대 36.4명, 40대 47.2명, 50대 58명, 60대 64.6명에서 70대는 110.4명, 80살 이상은 168.9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난다. 여성은 30대 20명에서 40대 17.8명으로 줄고, 50대 18명, 60대 18.4명으로 비슷하게 유지되다가 70대에서 35.4명으로 다시 늘었다. 노년층 자살률도 심각하지만, 30~50대 중장년층 남성의 자살률이 10년 사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30대는 2003년보다 7.1명, 40대는 6.2명, 50대는 4.2명 늘었다.
통계청 사회조사(2012년) 결과를 보면, 남성의 경우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끼는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44.1%)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가정 불화(11.4%), 질환·장애(10.9%), 외로움·고독(10.3%) 등이 뒤를 이었다. 60살 이상에서는 경제적 어려움(37.4%)뿐 아니라 질환·장애(36.3%)가 자살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자살 예방 보고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는 더 많지만,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남성이 더 많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충동적인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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