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식당에 소방관 손님, 대형 인명피해 막아
【안양=뉴시스】이승호 기자 = 큰 불로 번질뻔한 화재 현장에 때 마침 현직 소방관이 있다가 재빠르게 불을 꺼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았다.
사고는 지난 20일 오후 7시40분께 경기 안양시 비산동 한 대형 횟집 주방에서 났다. 튀김 조리 중 기름과 함께 불꽃이 환기통으로 튀었다.
불은 순식간에 환기통을 타고 윗층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식당 안에는 손님만 100명 가까이 있었다. 직원들은 "불! 불이야"를 외치며 허둥댔다.
이 식당 바로 위층은 정형외과, 3층은 학원이어서 위층으로 번지는 불로 손님뿐만 아니라 입원환자와 학생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그때 손님 중 한 명이 다른 손님들 먼저 밖으로 대피시킨 뒤 주방으로 뛰어들었다. 이 40대 손님의 손에는 어느새 소화기가 들려 있었다. 이 손님은 발화지점을 확인한 뒤 소화기를 분사했다.
종업원들에게는 소화기를 모두 가져오라고 했다. 주방 앞으로 8개 소화기가 놓여졌다.
종업원들마저 밖으로 대피시켜 주방 안에는 이 손님만 남았다. 그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불이 번지는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불을 끄기 시작했다.
10분 정도가 흐른 뒤 불길이 잡혔다. 잔불은 출동한 119에 의해 정리됐다.
이 40대 손님은 잔불까지 정리된 뒤에서야 식당을 나섰다. 밖에 있던 다른 손님들은 불을 끄고 나오는 그에게 박수로 인사를 대신했다. 환자복을 입고 급히 피했던 입원환자 5~6명도 있었다.
식당 사장과 종업원들은 연신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는 그제야 신분을 밝힌 뒤 "소방서에서 일하고 있다. 다행히 종업원들과 다른 손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과천소방서 중앙119센터 김남진(45) 소방위로, 마침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렀다가 나서게 된 것이었다.
박경애(55·여) 식당 사장은 "천운(天運)이었다. 김 소방위 덕분에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예사롭지 않은 그의 몸놀림에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반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jayoo20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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