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욱일기'가 주일 미군 공식 엠블럼?

김동우 기자 입력 2014. 9. 23. 04:59 수정 2014. 9. 23.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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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대대 등 일부 부대 군국주의 상징을 사용.. 외교부는 못 쓰게 할 어떠한 노력도 안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일부 주일 미군부대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부대 공식 엠블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전범기나 다름없는 욱일기가 퍼져 있지만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욱일기 사용에 대한 항의 한 번 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실의 조사결과 주일 미육군 항공대대, 나가사키현 사세보(佐世保) 함대기지, 아오모리현 미사와(三澤) 해군항공시설, 야마구치현 이와쿠니(岩國) 미해병대 항공기지 본부 및 본부대대, 전투군수 제36중대 등이 욱일기를 활용한 부대 공식 엠블럼을 사용하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욱일기는 1870년 5월12일 메이지 정부에 의해 일본 육군의 정식 깃발인 육군국기로 채택된 후 1889년 일본 해군 군항기로도 채택됐다. 이후 일본의 침략행위의 상징으로 이용돼 일제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및 아시아 국민들에게 침략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욱일기는 나치를 상징하는 갈고리 십자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은 형법 제86조에서 "하켄크로이츠를 배포하거나 표식이 그려져 있는 물건을 제조·보관·반입 시 3년 이하의 금고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욱일기의 경우 전범기라는 인식이 부족한 데다 사용제한이 없다 보니 이를 모티브로 채용한 각종 상품 등이 판매되는 실정이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이베이(E-Bay)에서는 SR-71 블랙버드 오키나와 제1 파견대 욱일 패치, 미해군 VFA-97 전투비행대대 항공 견장(2008년), 미공군 제27 원정전투 비행대대 F-22랩터 기지 견장(2013년) 등 욱일기가 연상되는 문양을 사용한 미군 패치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월드컵 등 주요 스포츠 경기에서 욱일기가 일본 응원석에 감초처럼 등장해 반일 감정을 자극하다 보니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주문하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외교부는 욱일기 사용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공식적으로 항의 한 번 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예산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욱일기를 형상화하는 문양을 주일 미군부대에서 공식 엠블럼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외교부는 어떤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유사시 욱일기 마크를 단 주일미군이 한반도로 전개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역사적 수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의 자위권 확대 결정 이후 지난 7월 일본에 주둔하는 미해군 7함대 조지워싱턴호가 한·미·일 합동해상훈련에 참여한 바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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