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조폭' 콕 찍어..맞춤형 소탕작전

김태호 / 윤희은 / 홍선표 입력 2014. 9. 23. 03:31 수정 2014. 9.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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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署-쪽방촌, 강남署-유흥업소, 마포署-홍대 상권.. 경찰, 동네마다 다른 조폭 근절 위해 지역별 수사전략 펼쳐 업주 면책제 도입..검거 늘어

[ 김태호 / 윤희은 / 홍선표 기자 ]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40대 서모씨는 이 지역에서 '동네조폭'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쪽방촌의 한 주민에게 "술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머리를 삽으로 내리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서씨에게 구타당한 주민이 6명이나 된다. "돈을 빌려달라"고 한 뒤 거절당하자 칼로 주민을 위협한 적도 있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동네조폭 100일 특별단속'의 일환으로 관할 내에 쪽방촌을 집중적으로 탐문하다 이 같은 주민 피해사례를 듣고 수사에 착수해 최근 서씨를 구속했다.

지난달 취임한 강신명 경찰청장이 '동네조폭 근절'을 경찰의 중점 과제로 내세운 뒤 일선 경찰서들이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동네조폭 신고 활성화를 위해 경찰청과 대검찰청이 합의한 피해 신고자 면책 방안이 효과를 내면서 검거 사례도 늘고 있다. 면책 방안은 조폭 피해에 시달려온 업주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 업주의 경미한 범법 행위에 대해 정상을 참작해 죄를 묻지 않는 것이다.

강남경찰서는 유흥업소에 초점을 맞춰 수사 중이다. 동네조폭 전담 3개팀을 형사과에 편성했다. 수사 대상은 '보도방' 등 불법 행위를 하는 업주와 이들의 약점을 잡고 금품을 뜯어내는 동네조폭이다. 강남서는 보도방을 상대로 1억5000만원을 갈취한 조폭 2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마포에선 홍익대 주변 상권에서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홍대 주변 상권엔 특색 있는 작은 음식점과 주점이 많은 편이다.

마포경찰서는 지역 내 업주들의 신고와 탐문활동을 통해 금품 갈취를 일삼는 동네조폭부터 야간에 주취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까지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마포서는 강력팀 한 팀을 동네조폭팀으로 편성, 전국에서 112 신고건수가 가장 많은 홍익지구대와 연계해 합정동 상수동 용강동 일대 업주를 대상으로 정보 수집에 나섰다.

현재 전국적으로 441개팀 2115명의 경찰관이 동네조폭팀에 소속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형사처벌보다 더 무서워하는 행정처분도 면제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저지른 경미한 법 위반 행위는 최대한 선처할 것인 만큼 적극적으로 동네조폭이나 건달로부터 당한 피해를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호/윤희은/홍선표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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