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줏대 없는 태풍 '풍웡'..내일부터 영향 시작

공항진 기자 2014. 9. 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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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바람이나 비의 세기로 볼 때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상현상 가운데 하납니다. 덩치도 커서 크게 발달할 경우 그 위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데요. 원자폭탄보다 강력한 파괴력으로 삶의 터전을 초토화시켜 지구촌 식구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태풍의 힘이 약할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물론 여전히 큰 피해를 줄 만큼의 위력은 유지한다고는 하지만 주변 큰 공기들의 눈치를 보며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합니다. 어디로 갈지 헤매는 경우가 바로 그 경우라고 할 수 있죠. 16호 태풍 '풍웡'이 그런 경우입니다.

16호 태풍 '풍웡'은 탄생 당시부터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워낙 힘이 약해서였는데요. 주변 힘의 균형에 기대어 일본 남쪽으로 향할 것 같던 태풍이 예상보다 더 서쪽으로 밀려간 이유도 태풍 자체의 위력이 워낙 약했기 때문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큰 덩치에 계속 밀리며 예상치 못한 진로를 걷던 태풍 '풍웡'은 필리핀 북부를 강타했고 이어 타이완 섬을 타고 북상을 계속해 이제는 중국 남동해안에 상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말 예측이 쉽지 않은 태풍입니다.

문제는 태풍이 중국에 상륙한 뒤의 상황입니다. 거대한 고기압의 힘에 밀려 중국으로 상륙하기는 했지만 내륙의 상황도 태풍이 지내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태풍은 다시 해상으로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다음 태풍은 빠른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처음에는 일본 남쪽으로 이동할 것 같던 태풍이 줏대 없이 이리 저리 떠밀리더니 결국 우리나라 남해상이나 남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죠. 강한 비바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게 됐습니다.

태풍이 서해로 빠져나오면 힘이 더 약해져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태풍이 약해지더라도 태풍이 몰고 온 많은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전국에 큰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안에서는 강한 바람이 부는 것은 물론 일부 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것으로 보여 해안가 안전사고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비는 화요일인 내일(23일)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충청과 남부, 제주도에 내리기 시작해 모레는 전국으로 확대되겠는데요. 적게는 20mm에서 많게는 100mm가량의 비가 이어지겠고 일부 해안과 남부 산간에는 150mm에서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어 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곳곳에서 시간당 30mm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인 만큼 산사태와 축대붕괴, 저지대 침수와 같은 비 피해가 없도록 주변을 잘 살펴야 하겠습니다. 내일(23일)부터 토요일(27일)까지는 달의 힘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지는 시기여서 해안가 침수에 대한 대비가 절실해 보입니다.

태풍은 약해도 태풍입니다. 주의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죠. 16호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 만큼 더욱 철저하게 대비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태풍의 진로와 가까운 남부지방은 더욱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공항진 기자 ze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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