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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감격하고 신이 난 맷 켐프, '류현진이 돌아왔다.'

조회수 2014. 9. 21. 14: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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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빨리, 빨리, 달려, 달려"

류현진이 그라운드에 나타나자 맷 켐프는 기쁨과 감격의 포옹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우리 한국 취재진을 보더니 빨리빨리 움직이라고 성화입니다. 지금 류현진이 돌아왔다면서 말이죠.

현지시간으로 낮 12시 05분에 시작된 경기. 보통 낮 경기가 열리는 날엔 구단의 공식 훈련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다만 선수 개인 훈련만 각자 진행을 하게 되죠. 실내 트레이닝장에서 러닝이나 자전거 타기를 하기도 하고, 실내 타격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선수들은 마사지를 받거나 그라운드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풀기도 합니다. 정해진 시간과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하는 정도입니다. 물론 재활 훈련을 진행 중인 선수는 트레이너와 슬럼프를 겪고 있는 선수는 코치와 1대 1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이날 경기에서 투런포와 스리런을 사정없이 날렸던 곤잘레스도 개인 타격 훈련을 했고,

이디어 역시 아침 9시경에 나와 개인 타격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는 푸이그는 맥과이어 타격 코치로부터 특별 과외를 받기 위해 함께 타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요즘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에 대비하려면 맥과이어 코치의 특별훈련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푸이그는 이날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쉽게 볼 수 없는 명품 다이빙캐치에 택배 송구까지 제 몫을 다 해주었습니다.

부상 이후 찾아온 슬럼프에서 제대로 부활한 타격 머신 맷 켐프도 개인 훈련을 위해 방망이를 손에 들고 그라운드로 나왔습니다.

그다음으로 반가운 얼굴 류현진도 그라운드를 나왔습니다. 류현진의 부상은 이곳 현지 언론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류현진이 그라운드로 나오자 캔 거닉 기자도, 방송 리포터도 류현진에게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그라운드로 나온 시간이 비슷하여 같은 장소에 만난 맷 켐프와 류현진.

맷 켐프가 류현진을 보자마자 해맑은 미소로 이야기를 건넵니다. 평소에도 둘은 아주 친하게 장난도 잘 치고, 대화도 많이 나누는 사이이기에 그저 반가운 인사를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류현진은 주먹으로 맷 켐프는 손바닥으로 파이팅을 합니다.

그러고는 뜨거운 포옹을 나눕니다. 사나이들의 포옹이 왠지 모르게 짠합니다. 류현진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맷 켐프의 표정은 사뭇 진지합니다. 표정도 진지하지만 맷 켐프는 류현진에게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 했습니다.

류현진이 이제 그만 벗어나려 하자, 맷 켐프는 와락 더 끌어안으며 진지한 대화를 이어 갑니다. 맷 켐프의 매력은 솔직하고, 거침없다는 것입니다. 감정 표현을 함에 있어 가식이 없는 선수입니다. 물론 이는 때에 따라서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류현진을 대하는 이 순간만큼은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그의 진심이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류현진은 너무 길어지는 포옹이 부담스러웠는지 벗어나려 뒷걸음질 치자 맷 켐프가 조심하라는 듯 붙잡아 줍니다.

그러고는 또다시 해맑게 웃으며 악수를 건넵니다.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1루 쪽에 있는 류현진과 맷 켐프를 3루 쪽 더그아웃에서 망원 렌즈를 이용해 찍은 사진입니다. 류현진이 캐치볼을 시작하기 전에 1루 쪽으로 이동하려고 하니 맷 켐프는 큰 소리로 큰 제스처를 취합니다. "빨리, 빨리, 더 빨리, 달려 달려". 기다리고 기다리던 류현진의 훈련이 재개됐으니 빨리 와서 사진을 찍으라는 의미입니다. 우리 사진 기자들은 열심히 1루 쪽으로 이동하다가 맷 켐프의 행동을 보고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정말이지 치어리더가 응원수술을 들고 양손으로 크게 재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훈련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맷 켐프는 취재진을 보자마자 버럭 화를 냅니다. 현진이 훈련하는데 왜 이렇게 빨리 안 뛰냐면서 말이죠.

다행히도 지나가던 잰슨이 차단 시켜줘서 제 카메라와 저는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참 재미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선수입니다. 잰슨도 맷 켐프도.

부상 이후, 처음으로 공을 잡은 류현진을 맷 켐프가 진심으로 반겨줬고, 류현진은 예정대로 스탄 콘테 수석 트레이너가 지켜보는 가운데 캐치볼을 하며 몸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그런데 개인 훈련을 하러 나왔던 맷 켐프가 훈련은 하지 않고, 류현진 옆에만 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캐치볼을 시작한 류현진도 이런 맷 켐프의 행동에 실소를 터트립니다.

맷 켐프는 본인이 보인 이상 행동이 스스로도 재미있었는지, 자지러졌습니다.

웃음을 꾹 참고 캐치볼을 이어가는 류현진 앞에서 또다시 맷 켐프는 신이 나서 어쩔줄 몰라 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카메라 프레임 안으로 '짜잔'하고 나타납니다. 카메라 시선을 정확히 맞춰 등장한 맷 켐프는 역시 카메라를 아는 선수입니다.

"류현진이 돌아와서 정말 좋아요." 해맑게 양손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는 맷 켐프.

"나 정말 좋아요."

맷 켐프의 기분 좋은 류현진 환영에 캐치볼도 즐겁게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가볍게 공을 던진 류현진은 차츰 강도를 높여 몸 상태를 체크해 나갈 예정입니다. 복귀 시기는 여전히 미정.

얼마전인터넷상에서 '외국인 괴롭히러 미국간 류현진'이라는 재미있는 글을 봤습니다. 그런데 류현진은 괴롭히러 미국 온게 아니라 사랑받으러 온 것 같습니다. 다저스 모든 선수, 스텝들이 류현진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챙겨주고, 사랑해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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