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즌2' 견인할 인물들 속속 영입

손대선 2014. 9. 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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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부터 민선 6기 4년 동안의 주요시책을 견인할 외부인사들을 속속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승효상(62) 이로재(履露齋) 대표를 '서울 총괄건축가'로 위촉했다.

총괄건축가는 공공 건축물, 도시계획, 조경, 공공시설물 등 공간환경 전반에 대한 총괄 기획 및 자문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공공건축 프로젝트와 공모 과정도 관여한다. 한마디로 공무원이 아닌 건축가가 도시 정책을 총괄하게 된 셈이다.

서울시는 실제로 총괄건축가를 통해 서울 건축의 정체성을 확보해 600년 수도 서울에 걸맞은 도시와 건축물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총괄건축가는 시장 직속의 비상근직으로 주 2일 근무한다.

총괄건축가란 직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스페인·독일·네덜란드 등에서는 이미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승 대표의 서울시 입성은 전적으로 박 시장과의 인연 때문이다. 승 대표는 시민단체 시절부터 박 시장과 비대화한 도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온 사이다.

승 대표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른바 '빈자(貧者)의 미학'을 건축철학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건축가이다.

1989년 건축 사무소 이로재를 연 이래 그는 수졸당(1993), 수백당(1998), 웰콤시티(2000)등으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도시의 전형을 제시한 파주출판도시의 코디네이터서,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으로서 명성을 공고히 했다.

승 대표는 임명에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도시 정책이 확장과 성장으로 상징되는 메가 시티(mega city)였다면 미래 도시 정책은 역사·풍경·시민 삶 회복으로 대표되는 메타 시티(meta city)가 돼야 한다"고 서울 총괄건축가로서의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박 시장이 민선 6기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도시재생'과 같은 선상에 있다.

개발보다는 재생, 네트워크에 방점을 둔 그의 건축철학은 앞으로 세운상가, 서울역 고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현실사회에서 구체화된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대표적 유산인 뉴타운사업의 그림자를 박 시장이 걷어낼 수 있는지 여부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이 승 대표의 영입 외에도 주목할 만한 인재영입에 성공했다.

지난 16일에는 자신이 내건 '서울형 창조경제'를 이끌 새 경제진흥실장에 서동록(45)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를 내정했다.

서 내정자는 제3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사무관, 미국 예일대 MBA 등을 거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한국사무소로 이직했다.13년 동안 기업의 성장전략, 운영 개선, 마케팅, 외국 벤치마킹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서 내정자는 공직사회와 글로벌기업에서 일하면서 경제분야 리더들과도 풍부한 관계망을 구축한 인사로 알려졌다.

서울시 안팎에선 1급 직위인 경제진흥실장에 40대 중반 민간 컨설턴트 출신을 내정한 것을 놓고 지나치게 파격적인 실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에스에이치(SH)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연구원 등 시 산하 5개 공기업에 대한 경영 개선 컨설팅을 이끌면서 문제점을 꼼꼼하게 짚어내고 대안을 마련한 그에게 박 시장은 전폭적인 신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경제를 책임질 그가 경영혁신과 공공성을 어떻게 접목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2011년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자신을 도운 김수현(52) 세종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0일에 서울시의 '싱크탱크'라 할 수 있는 서울연구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원장은 오랫동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서울연구원의 옛이름)을 이끌 인물로 지목받아왔다.

서울대에서 도시공학 학·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비서실에서 국정과제·국민경제·사회정책 비서관을 역임했다. 환경부 차관도 지냈다.이명박 전 시장 시절 강만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의 위상을 기억하는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김 원장의 역할을 주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박 시장은 이밖에 지난달 서울혁신기획관에 전효관(50) 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센터장을, 문화체육정책관에 양현미(50) 상명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하는 등 최근 2기 시정의 주도할 인물들을 속속 지근거리에 배치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자진사퇴로 치러진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서울시에 입성한 박 시장은 2년 반 남짓한 짧은 임기 탓에 '반쪽짜리' 시장에 머물렀다. 당선의 최대주주였던 옛 민주당 등 야권의 이런저런 간섭으로 인사권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6·4지방선거 재선을 통해 정치적 위상이 한껏 올라간 상태에서 온전히 4년 임기를 보장받고 자신만의 역량을 펼쳐보일 수 있게 됐다. 최근 두달 사이 영입된 인사들은 '박원순 시즌2'의 성공을 가늠할 인물들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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