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학에서 배웠다더니..'거짓 학력' 의사들

조동찬 기자 2014. 9. 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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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반 병원의 의사가 외국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수술법을 배웠다거나, 국내 대학병원에서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환자들은 큰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의사의 학력과 경력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의사의 거짓 이력에 대한 감시체계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뉴스인 뉴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남 한복판에 있는 유명 안과 병원입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의료진이 국내 대학병원에서 인턴, 외국 대학 레지던트를 수련했다고 쓰여있습니다.

그런데 대한안과의사협회가 외국 대학에 확인 공문을 보냈더니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류익희/대한안과의사협회 공보이사 : 독일에서 의대를 나오긴 했지만 적법한 경로나 적법한 수련을 통해서 안과를 공부하지 않은 분입니다. 박사논문도 산부인과의 난소암에 관련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더 큰 문제는 국내 의사면허가 없다는 겁니다.

[외국면허 의사 : (우리나라 의사면허가 있습니까?) 없죠. 제가 독일 의사예요.]

[임을기/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 과장 : 우리 의료법 위반인데요. 저희로 하면 무면허 의료행위가 되는 거죠.]

무면허 진료의 피해는 보상받기 쉽지 않습니다.

[류익희/대한안과의사협회 공보이사 : 수술을 받아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시술 후의 관리 혹은 부작용에 대한 치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그 누구도 책임을 져 줄 수 없는 거죠.]

한 대형병원의 의료진 프로필입니다.

5명의 의사 중 4명이 유명대학병원의 외래 교수라고 소개합니다.

꼭 대학부속병원 같습니다.

외래 교수라면 해당 대학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하고 학생 강의도 해야 하는데 이 의사들은 대학병원에서 학생 강의는 물론 외래 진료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 교수는 정식 교수 발령이 아니라 교류 등의 이유로 임명장을 주는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처럼 외래 교수의 상당수가 직함은 교수지만, 사실상 교수는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의대부학장 : 교수라는 명칭을 그렇게 함부로 쓰면 안 됩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일입니다.]

의사들의 학력과 경력 위조는 환자들을 현혹하지만, 정부도 현재로는 이를 단속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사 스스로 자정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거짓 학력과 경력을 감시하는 관리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주용진,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형진)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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