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면 하루 일당 오가"..단단히 뿔난 대리기사들

박성환 2014. 9. 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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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시간이 곧 돈인 대리기사에게 30분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겁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두고 대리운전 기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사건을 접한 동료 기사들은 인터넷과 동호회와 카페 등을 중심으로 세월호 유가족과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을 성토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을 패러디한 사진과 영상 등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 5만500여명이 가입한 인터넷 친목 카페.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 이모(51)씨는 이곳에 폭행 당시 상황을 정리한 글을 올렸다.

이씨는 "'국회의원 앞에서 공손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고 국회의원이 뭔데 대리기사가 굽실거려야 하냐라고 따졌더니 자신을 '국정원 직원 아니냐'고 의심하면서 일방적인 폭행이 시작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글을 본 대리운전 기사들은 한 목소리로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자정이 넘은 시간은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릴 때"라며 "그 시간에 30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오히려 면박을 당하고, 폭행까지 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겠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리운전 기사는 "하루하루 힘들게 먹고 사는 대리기사를 집단 폭행을 한 사람들이 다름 아닌 세월호 유가족이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낸 성금이 너무 아깝다"고 분노했다.

대리운전 기사 김모(42)씨는 "대리기사 특별법을 제정해서 이들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국민위에 군림한 김현 의원이 과연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일부 대리기사들은 억울하게 폭행당한 동료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함께 연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도 뒤따랐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리기사 김모(43)씨는 "아무 힘도 없는 대리기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며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대리기사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리기사 최모(56)씨도 "사회 권력이 돼버린 세월호 유가족 일부의 만행은 눈뜨고 지켜볼 수 없을 정도였다"며 "경찰의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 김병권 전 위원장 등 유가족 5명은 지난 17일 0시4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별관 인근에서 대리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대리기사 이모(51)씨와 이를 말리던 행인 김모(36)씨 등 2명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건 현장 인근 술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하려다 말다툼 끝에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현장에는 김 의원과 보좌관 등 7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폭행 사건에 책임을 지고 지난 17일 임원진 9명이 모두 물러난 세월호 가족 대책위는 오는 21일 총회를 열고 새 집행부를 뽑을 예정이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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