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이 문제 삼은 '난방비 0원'.. 사용량 조작? 단순 계산 실수?

곽창렬 기자 2014. 9.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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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배우 김부선(53)씨가 아파트 반상회에 참석했다가 이웃 주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아파트 난방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일부 주민이 고의로 난방량을 조작해 자신을 비롯한 다른 주민이 더 많은 난방비를 내는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축소된 난방량만큼을 다른 가구들이 공동 난방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가구별 공동 난방비는 모두 올라간다. 서울시는 김씨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대개 개별 방식이나 중앙 방식으로 난방을 한다. 개별 방식으로 난방하는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자기 집에 설치된 보일러 등을 통해 자기가 쓴 양만큼 난방비를 낸다. 문제는 중앙난방을 하는 아파트다. 별도 장소(대개 지하실)에 보일러 등을 설치하고 증기·온수·온풍 등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난방한다.

난방비는 공동 난방비와 개별 난방비로 나눠서 부담한다. 전체 난방 사용량 가운데 일정량에 대해서는 입주 가구들이 동일한 액수로 나눠서 부담(공동 난방비)한다. 그 나머지를 각자가 사용한 양에 따라 개별적으로 내는 것이다. 공동 난방비는 전체 가구가 사용한 난방량 가운데 20~40%에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가 이처럼 중앙난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각 가구가 자신의 난방량을 쉽게 조작하고, 축소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구별 난방량은 집집마다 설치된 계량기(열량계)에서 집계하는데, 이 계량기는 배터리를 제거하면 손쉽게 난방량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계량기 대부분은 집 내부에 설치돼 있어 조작하더라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시와 경찰은 김씨가 사는 아파트 주민 일부가 이런 방법으로 난방량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가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의 해당 아파트 관리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겨울철에 부과된 1만4472건의 난방비 가운데 난방 사용량이 '0'으로 산정된 경우가 300건(2.1%)이나 됐다. 난방비가 평균보다 턱없이 낮은 9만원 이하로 나온 곳도 2398건(16.5%)에 달했다.

물론 난방량이 '0'이라고 해서 반드시 '조작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외국에 오래 나가 집을 비워 놓거나 계량기의 배터리가 부족해 난방 사용량이 정확히 측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난방량이 한 번이라도 '0'이 나온 128가구에 대해 소명을 받았다. 현재 납득할 만한 소명을 하지 못한 가구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고의로 난방량을 축소·조작한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은 이들 모두에게 상응하는 처벌을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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