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관리는 옛말.. 일상 관리가 절실해진 스타들

한국일보 입력 2014. 9. 19. 20:29 수정 2014. 9. 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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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의 TV봤수다]

음담패설 논란·애인 상습 폭행까지

한류 연예인 연이은 구설수 눈살...스타 일거수 일투족 포착되는 시대

작은 일상도 가식 아닌 진정성 요구

김현중은 당분간 국내 드라마·CF출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타들의 부적절한 사생활은 결국 자신들에게 손해로 돌아온다. 한 포털사이트 청원 게시판에는 이병헌이 출연하는 광고를 중단해 달라는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병헌과 김현중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류스타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사생활 문제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병헌은 사석에서 했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50억원을 요구한 두 여성을 고소했다. 그러나 톱스타인 이민정과 결혼한 유부남이 무슨 이유에서건 젊은 여성들과 부적절한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가 대중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순애보의 이미지로 이병헌을 인식하고 있다면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한류스타로서 승승장구하며 안정적인 배우의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였던 그에 대한 배반감은, 이제 그가 나오는 광고조차 보기 싫다며 불매운동을 하는 등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김현중은 여자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 여성은 2012년 교제를 시작한 뒤 지난 5월부터 2개월간 세 차례 이상 김현중으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김현중 측은 애초 폭행이 아니라 말다툼 끝에 이어진 몸싸움이었고 상습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소 여성 측이 진단서와, 상해를 입은 몸의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김현중이 오히려 대중의 공분을 사게 됐다. 폭행의 이미지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덧씌워진 것이다.김현중은 2일 경찰서에 자진 출두해 "죄송하다"고 했고 고소 여성에게도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여성이 문제가 커지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건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이 김현중에게는 결코 지워지지 않는 오점으로 남았다.

한류 스타에게 위상에 맞는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연예계 사건사고를 보면 자기관리만이 문제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우리는 최근 새벽 스케줄을 소화하고 이동하다 일어난 사고로 두 명의 아까운 청춘을 잃었다. 레이디스코드의 사고에는 아직 그 원인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지만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밖에 없는 가요 생태계라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빅뱅의 멤버인 승리는 새벽에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냈다. 이 역시 명쾌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각에 그 속도로 차를 몰았다는 건 자기관리 차원을 넘어 그의 진짜 생활습관을 궁금하게 만든다. 이미지 관리 수준의 자기관리는 별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미지 관리는 진짜 모습이라기보다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포착되는 시대다. 관찰카메라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작은 표정이나 행동 하나까지 관찰한다. 진짜가 아니면 금방 들통 나기 마련이다.

이미지 뒤에 실체를 숨길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만큼 우리는 휴대가능 영상매체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일상은 공개되고 사생활의 영역은 줄어든다. 한류스타의 자기관리? 지금은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진짜인지, 가식인지를 질문 받는 시대다. 이미지의 시대는 가고 진정성의 시대가 왔다. 한류 스타라면 이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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