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45억 亞 예능 축제? 스포츠 영웅은 개막식 '뒷전'

2014. 9. 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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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45억 아시아인들의 스포츠 축제가 한류 연예인들을 대거 앞세운 예능 축제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19일 개막 당일 비상이 걸렸다. 개막식을 앞두고 철저한 보완 유지를 해야 할 최종 성화 점화자의 이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최종 성화 점화자는 영화배우 이영애씨. 조직위는 이 점화자에 대한 방송 해설자료에서 '이영애'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설명을 통해 짐작이 가능토록 했다. 초보적인 행정적 실수를 저지른 것. 시작부터 김이 샜다.

최종 성화 점화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극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하이라이트 순간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대부분 개최국의 역사적인 스포츠 영웅들이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섰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던 무하마드 알리가 불편을 몸으로 나서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고,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장애인 양궁선수였던 안토니오 레볼로가 화살로 성화에 점화를 하기도 했다. 또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중국의 체조 영웅 리닝,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 다이빙 영웅 허총이 깜짝쇼를 펼쳤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상식을 깨기 위해 이례적으로 비스포츠인이 맡는 깜짝 드라마를 구상했다. 그러나 조직위의 실수로 인해 이영애씨가 사전 유출되면서 감동도 깜짝쇼도 사라졌다.

최종 성화 점화자 유출 논란이 커지면서 또 다른 비판적 시선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스포츠 축제에 한국 스포츠 영웅이 아닌 한류 스타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에 대한 불편한 시각이다.

조직위는 아시안게임 홍보를 위해 스포츠 스타보다 한류 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영애씨는 물론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선 영화배우와 탤런트, K팝 아이돌 스타들을 대거 홍보대사로 활용하며 홍보 효과를 노렸다.

이날 개막식에도 월드스타 싸이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 JYJ, 엑소, 배우 장동건, 현빈, 김수현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포츠 스타는 개회식에서 성화를 봉송 주자로 나서는 야구 이승엽, 골프 박인비, 농구 박찬숙, 스피드 스케이팅 이규혁, 테니스 이형택 등 5명. 오히려 연예인이 주인공이고 스포츠 스타들이 들러리가 된 듯한 불편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은 오늘(19일) 오후 6시부터 인천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다. 최종 성화 점화자 유출 파문과 함께 그 어디서도 스포츠 축제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엿보긴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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