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 날선 백만안티를 든든 백만원군으로 돌린 그녀 [인터뷰]

2014. 9. 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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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권지영 기자] 한순간 대중에 이름을 알렸지만, 그에게 따른 건 따뜻한 관심이 아닌 '백만안티'의 날선 시선이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짝짓기 예능프로그램 '천생연분'을 통해 예쁜 외모와 뛰어난 춤솜씨로 '이사돈'이라는 별명을 따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던 그는 어느 순간 양성된 '백만안티'에 대해 억울하다고 읍소하지 않았다. 대신 이를 꽉 깨물었다. 어렵게 따낸 작품 속에서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던 그는 작품을 풍성하게 하는 매력적인 조연에서 이윽고 시청자의 사람을 한몸에 받는 주연까지 차근히 올라섰고, 여자의 몸으로 꽤 힘들 정글 혹은 소방서 등의 장소에서도 누구보다 먼저 나서는 악바리 기질로 드디어 대중의 따뜻하고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게 됐다. 데뷔 12년, 이 같은 과정에 쉬운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한 계단씩 차근히 밟아온 전혜빈(30)의 노력이 쌓인 결과다.

전혜빈은 지난 9월 4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에서 '욕망의 불꽃'으로 표현되는 최혜원 역으로 열연했다. 서늘한 미모, 강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그는 혼란스러운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조선총잡이'가 아픈 역사 속 어둡게 흘러가는 와중에 화려함 뒤에 슬픈 속내를 감춘 혜원의 캐릭터를 생동감 넘치게 연기해 극에 생기를 더했다. 특히 오로지 독기로 밑바닥부터 보부상단의 수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온 능동적인 여성을 연기한 전혜빈은 그의 여리여리하면서도 화려한 외모, 또 그가 지닌 '여전사' 이미지를 영리하게 녹여내면서 박윤강(이준기 분), 정수인(남상미 분), 최원신(유오성 분) 등 캐릭터 가운데서도 단연 시선을 사로잡았다.

"캐릭터 자체에 워낙에 애착이 많이 갔어요. 신이 없을 때도 현장에 찾아가서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죠. 항상 분장팀과 의논하면서 혜원 캐릭터를 만들어갔는데, 그래서 화려한 캐릭터가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혜원의 한복에 파워숄더가 있어서 어색하기도 했는데, 볼수록 혜원 캐릭터와 잘 맞았어요. 예쁨을 요구받아서 디테일에 더 신경 썼지만, 워낙 스태프들이 혜원 캐릭터를 아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부담이 많이 되지는 않았어요. 마치 여름캠프에 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특히 전혜빈은 함께 연기했던 유오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극중 부녀로 등장했던 이들은 촬영 현장에서도 실제 부녀처럼 서로를 아끼고 챙기면서 좋은 호흡을 이어갔다는 전언이다. 또 전혜빈은 유오성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성실함, 카리스마 등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유오성 선배님 앞에서 혜원이가 도발하는 신이었어요. 12회에서 한조(윤강)를 건드리면 나도 잃게 될 거라고 도발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저는 그 장면이 혜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신만은 온전히 최혜원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처음 선배님이 칭찬도 해주셨고요. 늘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준비할 것을 귀띔해주셔서, 같이 연기하면서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항상 카리스마 넘치시고요.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왜 배우가 이름만 들어도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전혜빈은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SBS '심장이 뛴다', '정글의 법칙' 이후 통해 쏟아지는 따뜻한 칭찬의 글에 큰 감동을 얻었다고 밝히며 이 행복을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솔직히 전했다. '백만안티'로 불리는 수많은 악성댓글에 상처받은 20대를 어렵게 지나온 지금, 최근 가장 큰 화제를 모은 MBC '일밤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에 섭외 요청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확연히 달리진 댓글 분위기가 그에게는 사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전혜빈에게 사과한다'는 리플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예능 때문에 고통 받던 시간이 예능으로 해소되는 것을 보면 정답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살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 날도 경험하는 것 같아요. 저는 20대 때는 제 연예계 생활이 쓸 줄만 알았어요. 당시 댓글을 보면 '배우를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울증도 있었고, 어린 마음에 상처도 많아 받았어요. 참 길게 느껴지던 시간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털어지게 되네요. 노력한 부분을 봐주시고 호감을 보여주셔서 정말 신기하고 기뻐요. 누명을 벗은 기분이에요."

또 전혜빈은 다시는 악성댓글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드러내면서 사랑 받는다는 것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전혜빈은 '심장이 뛴다'를 촬영할 때 극한의 상황에서 견디기 힘들기도 했지만 자신의 행동에 의미를 더해주고 칭찬해주는 팬들의 목소리 때문에 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팬들은 저를 살려준 분들이에요. 이제 이런 사랑을 받다보니 오해할만한 사건을 만든다던지, 악역을 맡는다던지, 그런 게 싫어요. 계속 사랑만 받고 싶어요. 하하. 사실 과거에 아팠던 경험이 있어서요. 괜히 악역을 맡아 미움을 사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고 두 번 다시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사랑 받고 공감 받는, 응원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열연해서 사람들에게 힘을 얻고 싶어요. 제 욕심이에요."

jykwon@osen.co.kr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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