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자매' 수영·크리스탈, 연기 평가 상반된 까닭

이만수 2014. 9. 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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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연기 자연스러운데 크리스탈은 왜?[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에서 이봄이 역할을 연기하는 최수영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른바 '연기돌'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거론했다. 최수영은 결국 "드라마에 잘 녹아드는 모습"만이 이런 비판적인 시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돌들이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들은 연기 신인이면서도 떡 하니 주연을 꿰차고 나오기 때문이다. 신인 연기자들이 그렇게 주연을 맡으려면 꽤 긴 과정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기돌들은 이미 가수활동으로 갖고 있는 인지도를 바탕으로 쉽게 주연 자리에 오른다. 연기돌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신인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아예 사라지고 있다는 탄식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주연으로 등장하는 연기돌들을 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그래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하는 곱지 않은 시선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연기를 통해 이를 극복해내는 연기돌들도 얼마든지 있다. 드라마 <궁>에 캐스팅됐을 때만 해도 온갖 비난을 받았던 윤은혜가 연기를 통해 호평을 받고 <커피 프린스 1호점> 같은 작품으로 연기자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건 그런 이유다.

새로 시작한 수목극들에서 유독 연기돌들이 주목되는 건 그들이 동시간대 드라마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다 나란히 주연 자리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MBC <내 생애 봄날>의 최수영과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정수정(크리스탈)이 그들이다. 이들은 SM 소속으로 'SM 자매'가 수목극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사뭇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최수영은 연기돌의 편견을 깰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정수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수영은 연기 도전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기대감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 생애 봄날>에서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난 과거의 아픔을 가슴에 품은 채,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이봄이의 캐릭터가 최수영이라는 인물과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도 부담감만큼 꽤 열심히 준비를 했던 모양이다. 눈물 연기에서부터 로맨틱 코미디의 달달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연기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연기는 그녀가 말한 대로 배역에 잘 녹아들어있다.

하지만 <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정수정은 어딘지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연기하는 윤세나라는 인물은 전형적인 씩씩한 캔디 역할을 보여줘야 하지만 정수정의 연기 이미지는 착하다기보다는 차가운 면이 더 많이 묻어난다. 이런 드라마가 몰입감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대중들이 윤세나에게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딘지 날카로운 정수정의 이미지는 이런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상대 배역과는 무관하지 않다. <내 생애 봄날>의 최수영과 연기합을 맞추고 있는 감우성이 드라마를 편안하게 안착시키는 능숙한 연기를 보여주는 반면,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정지훈은 정수정과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서 정지훈에게 대중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상두야 학교가자>나 <풀하우스>에서처럼 좀 더 순수한 캐릭터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너무 무게를 잡고 있는 느낌이다.

결국 연기란 경험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천한 경험을 가진 연기돌들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잘 어울리는 배역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최수영과 정수정의 사례는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일종의 리드를 해줄 수 있는 상대역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된다. 연기돌의 편견을 깨주는 연기와 오히려 편견만 더 심어주는 연기는 일단 배역 선택에서부터 갈라지게 마련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사진=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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