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10조 배팅, 현대차 임원들도 경악"

입력 2014. 9. 19. 09:33 수정 2014. 9. 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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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재벌기업 조세감면 특혜 없애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명동조차 평당 1억…비상식적 금액

-무조건 사란 명령, 이사회는 거수기

-기대수익은 지가상승 뿐…'비관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

강남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던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삼성전자와 현대차 중 과연 누가 낙찰받는가 했는데 현대차에게 갔습니다. 그런데 낙찰가가 자그마치 10조 5,500억 원입니다. 이건 3.3㎡, 즉 한 평당 4억을 넘게 쳐준 셈입니다. 이 땅의 감정가가 3조 3,000여 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무려 3배나 높은 금액에 산 건데요.

'장기적인 투자가치를 본 과감한 베팅이었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만 '너무 무리한 베팅 아니냐' 우려하는 소리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낙찰 받았으니까 축하한다' 이런 목소리야 당연한 건데 부정적으로 우려하는 분들은 왜 그런 건지, 그쪽 이야기를 들어보죠. 김기식 의원 연결할 텐데요. 오늘은 이분을 정치인보다는 경제문제 전문가로 모십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 안녕하세요, 김 의원님?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김기식> 안녕하세요.

◇ 김현정> 10조 5,500억 원. 이 정도는 김 의원도 예상 못하셨죠?

◆ 김기식> 그렇죠. 그 감정가가 3조 3,000억이기 때문에 경쟁이 있었다 하더라도 대략 4조 5,000억을 넘지는 않을 거다라는 게 일반적인 시장의 예측이었고요. 그 선이 상식적인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삼성전자는 어느 정도나 써냈는지 혹시 들으셨어요?

◆ 김기식> 그건 뭐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마는 제가 파악하기로는 5조를 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현대차는 왜 그렇게 많은 금액을 배팅했을까, 왜라고 파악하십니까?

◆ 김기식> 저는 정몽구 회장의 집착이라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 김기식> 이번에 10조 5,000억을 주고 평당 4억 4,000만 원의 돈을 들인 건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땅이 비싸다라고 하는 명동의 경우 상업지역인데도 약 평당 1억대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결정인지를 알 수 있고요.

더군다나 땅값만 지금 10조 5,500억에다가 앞으로 건설비와 세금, 기타비용을 다 하면 근 20조에 가까운 투자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결정이 정몽구 회장의 어떤 집착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몽구 회장이 이 한전 땅에 그렇게 집착을 했다고 보세요? 뭐 이유가 있어야지 그런 추측도 가능할 텐데요?

◆ 김기식> 아마 정몽구 회장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어떤 위상 차원에서 뭔가 랜드마크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런 욕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계열사들이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다 모아서 뭔가 현대타운을 만들고 또 글로벌 센터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었던 것 같고, 또 그거는 그 나름대로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미래가치라든가 활용방안, 미래비전 이런 문제가 아니고, 누구나 시장에서는 아무리 많아도 5조원이면 살 수 있는 땅을 이걸 2배 이상의 금액을 주고 샀다는 건 하여간에 '금액 상관하지 말고 무조건 사야 된다'라고 하는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사회에서 이런 정도 규모의 사업을 하려면 승인 받지 않습니까?

◆ 김기식> 당연히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을 텐데 우리나라 이사회에서 한 번도 반대 표결이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사내이사들은 물론이고 사외이사들의 경우에도 현대차그룹의 사외이사들이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재벌정치 체제가 황제경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고 '사외이사들이 다 거수기됐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현대차는 '100년 앞을 내다본 투자다, 지금 볼 때 너무 무리한 배팅이라고 볼 수 있지만 100년을 내다본 투자라면 이건 승리다' 이렇게 자축하고 있는데, 이 정도 돈 투자라면 세밀하게 컨설팅하고 냉정하게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았겠습니까?

◆ 김기식> 아마 제가 알기로는 현대자동차 임직원들도 경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를 들으셨어요? 임직원들도 놀랬다고?

◆ 김기식> 어떤 컨설턴트도 이건 10조라도 사야 된다, 10조를 써내라고는 아마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회장의 결심없이는 나올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고 보여지고요. 미래 가치가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3조 3,000억의 감정가(인데요). 제가 알기로는 한전에서도 그 금액을 보고 깜짝 놀라서, 자신들도 기대하지 않았던 금액인데…아무리 많이 줘도 5조 대체로 한 4조원대에서 살 수 있었던 땅을 두 배 이상으로 5조 이상을 초과지불해 가면서 사는 것. 그 자체가 문제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15년 전에 현대차가 기아차 인수할 때도 상당히 큰 M&A였고 당시에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두 기업이 문화도 다르고 또 기아차가 당시 부실도 많은 상황이었고 또 거기다 경기도 침체돼 있고 이거 굉장히 무리한 배팅 하는 거 아니냐 비판도 많이 했습니다마는 사실은 성공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에 얻은 경험이 이번에 이런 배팅을 하게끔 한 건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 김기식> 그거하고는 전혀 경우가 다릅니다. 자동차 인수는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회사를 인수한 것이고요. 그 당시의 기아자동차가 좀 어려웠지만, 그건 경영을 잘해서 회사가 정상화되면 회사가 성장하면서 기대수익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나 땅이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볼 수 있는 기대수익이라고 하는 것은 지가상승밖에 없지 않습니까?

지금은 예를 들어서 한전부지 땅값이 3배 이상 상승해야만 그나마 원금을 보존받는 겁니다. 그러면 삼성동 일대의 땅값이 앞으로 세 배 이상 상승할 걸 기대한다는 것이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기아자동차 인수와 비교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기업의 결정인데 국민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이게 우리에게도 영향이 있는 겁니까? 관련이 있는 겁니까?

◆ 김기식> 두 가지 점인데요. 어쨌든 현대나 삼성같은 큰 기업에 국민경제가 많이 의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에게 이번 결정이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이고, 그것이 결국은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거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또 하나 문제는 이런 겁니다.

지금 사내유보금이 100조가 넘고요,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에 현금성 자산만 한 40조 정도 되는데…지금 저희 국민들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만 조세감면혜택으로 1년에 1조 이상의 세금을 깎아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박근혜 정부에서 지금 담배세 인상이라든가 지방세 감면, 조세감면 축소라든가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해갖고 우리 서민들한테는 5조원을 증세하겠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땅을 매입하는 데 10조씩이나 쓰는 기업한테는 2개 기업에 대해서만 해도 1조의 조세감면을 해 주고 이번에 한전부지 입찰에 나섰던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1년에 2조씩 세금을 감면해 주고 있거든요. 그런데 서민한테는 증세를 하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땅매입에 10조씩 쓰는 기업한테 특혜성 이런 조세감면 해 주는 것, 그것도 문제죠.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더 이상 이런 재벌들의 이런 행태를 보더라도 재벌에 대한 특혜성 조세감면은 폐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현대차의 한전부지 낙찰, 그 이면 한번 들여다봤습니다. 김기식 의원님 고맙습니다.

◆ 김기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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