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혼자 밥 먹기? 어렵지 않아요"..'나홀로족 식당' 인기

김병용 2014. 9. 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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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국에서는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고요.

또 그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은데, 우리나라는 그렇지가 않죠,

일단 그런 사람이 많이 없고요.

또 왠지 좀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혼자서 밥을 먹게 될 때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인데요.

이런 필요를 반영해 1인 식당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네,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해보실까요?

김병용 기자 가보셨어요?

<기자 멘트>

두 분 최근에 식사시간 놓쳐서 혼자 밥 먹어 보신적 있으신지?

그렇다고 주변에 선뜻 밥 먹자고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통상 밥먹자고 하면 같이 먹자고 먼저 제안한 사람이 계산 부담, 아니면 연장자가 다 내기도 하구요.

계산은 그렇구요.

여기에 3명 이상 모이면 왜 그렇게 메뉴 정하기가 어렵습니까?

식사비 계산, 메뉴 걱정없이 내가 먹고 싶은거 혼자 드시고 싶다구요?

식사시간 놓쳐도 문제 없습니다.

지금부터 점심과 저녁, 심야 시간 시간대별로 나홀로족들이 어디서 어떻게 먹고 있는지 직접 따라가 보시죠.

오후 12시,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유독 눈에 많이 띄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녹취> "어서 오세요."

<녹취> "혼자 오셨어요? 그럼 저쪽으로 가실래요?"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1인 좌석에 안내받는데요.

<녹취> "혼자 온 거예요?"

<인터뷰> 정찬의 (인천광역시 남구) : "네. 식사 시간 놓쳐서 혼자 왔어요. 다른 곳은 한꺼번에 끓여서 먹어야 하는데 여기는 1인 식탁이 있어서 혼자 먹고 제가 먹고 싶은 만큼만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이곳은 나홀로 족을 위한 샤부샤부 전문점입니다.

주문과 함께 1인 식탁 위에 메뉴가 차려지기 시작하는데요.

보이시나요?

고기는 물론 전용 냄비까지 딱 1인분입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육수를 선택한 뒤, 이렇게 원하는 재료를 넣고 끓여먹기만 하면 되는 방식은 일반 샤브샤브와 다를 것이 없죠?

<인터뷰> 안동규 (1인 샤부샤부 전문점 운영) : "시대가 이미 개인화됐기 때문에 개인별로 먹을 수 있고 각자의 취향에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담백한 맛이냐, 얼큰한 맛이냐, 혹은 고기 먼저냐 채소 먼저냐...

일행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요.

마무리로 먹는 볶음밥이나 칼국수도 고민 없이 원하는 걸 넣어서 양껏 먹기만 하면 됩니다.

<인터뷰> 임미자 (서울시 마포구) : "마음대로 편하게 내가 먹을 수 있는 만큼 넣어서 먹고 남 눈치도 안 봐서 좋아요."

그래서인지 1인 전용 샤부샤부 집에는 비단, 나홀로 족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터뷰> 강옥경 (서울시 강서구) : "내가 원하는 맛인데 같이 먹는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조율할 필요 없이 메뉴를 선택하면 되니까 편해요."

오후 5시, 가벼운 저녁 식사를 원한다면 이곳 신촌에 위치한 음식점은 어떨까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예사롭지 않은 좌석 배치부터 눈에 띄는데요. 뭔가 떠오르는 장면이 있죠?

맞습니다. 마치 독서실을 방불케 하듯, 엄숙한 분위기마저 감도는 이곳...

식당 맞나요?

<녹취> "라면 먹으러 왔어요."

<녹취> "라면 먹으러 왔어요."

바로 1인 전용 라면 전문점입니다.

특히 나홀로 족이 독립적인 식사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좌석마다 칸막이가 있고요.

무엇보다 서빙 직원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특징입니다.

그 비결은요.

<녹취> "라면 나왔습니다."

이렇게 주방에서 바로 손님에게 음식을 건넬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음식 주문도 무인 발권기로 이루어지니, 직원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고 않고 식사할 수 있다는 것.

<인터뷰> 이현승 (1인 라면 전문점 운영) : "한번 와서 식사해 보면 일단 편하고 여러 사람 눈치도 안 보게 되고 심지어 저희 직원 눈치도 안 보게 되니까 와서 혼자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는 점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나홀로 족이 점점 늘어나며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 집의 비밀스런 장소는 역시 바로 이, 주방인데요.

손님들은 물론 주방장까지 나홀로 즐기는 식당인 셈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맛보는 라면의 맛은 어떨까요?

<녹취> "맛있어요."

<인터뷰> 황다영 (서울시 서초구) : "일단 저 같은 솔로들은 즐겁게 혼자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어요."

<인터뷰> 김민섭 (충청북도 충주시) : "아무래도 혼자 먹을 때 다른 식당에선 남 시선이 많이 신경 쓰이는데, 이렇게 칸막이가 쳐져 있으면 편하고 먹는 데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남 눈치보기는 커녕 혼자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는 나홀로 라면집.

<녹취> "전국에 계신 모든 나 홀로 족! 호로록~ 호로록~"

퇴근 길, 뭔가 출출해지는 오후9시입니다.

이곳 한 조그만 식당은 어둑해질 무렵, 직장인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주 찾는다는데요.

특히 11시를 훌쩍 넘긴 심야 시간엔, 야근을 마치고 홀로 퇴근하는 직장인들의 푸근한 단골 식당이 됐다고 합니다.

사실, 1인 전용 식당은 아니지만 언젠가부터 나홀로족이 많이 찾는다고요.

<인터뷰> 이송석 (서울시 영등포구) : "이렇게 혼자 와서 먹기 편해서 자주 혼자 와서 먹습니다."

그들을 위해 새벽2시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는 이곳의 메뉴는 다채롭습니다.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30여 가지 종류로 그날그날 자신이 먹고 싶은 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메뉴는 취향마다 달라도 이들의 식탁에 하나 같이 벗이 되어주는 건 하루 종일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시원한 맥주 한 잔입니다.

<인터뷰> 이해영 (1인 심야 식당 운영) : "늦은 시간에 평범한 술집의 술안주보다는 좀 더 맛있는 식사와 함께 술을 먹고 싶어 하는 분들을 위해서 운영하게 됐어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게 아닌 고독한 현대인들의 마음까지 달래주는 장소인 셈인데요.

보통 재료 사정에 따라 한 달에 한번 씩 변한다는 메뉴,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메뉴판에 없는 메뉴가 나온다는 것도 이집의 묘밉니다.

늦은 밤이 되어도 이어지는 나홀로족의 발길, 비록 혼자이지만 한가득 정이 담긴 맛있는 한접시에 오늘의 고민은 더는 대신 내일의 희망을 얹습니다.

<인터뷰> 김기민 (서울시 중랑구) :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맥주 한잔하고 가기 좋아요."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까지 달래주는 나홀로족 식당의 등장!

앞으로 1인 가구의 비율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홀로 식당 열풍은 어디까지가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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