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동행' 서울시 119대원들 "공감하지만 현실은.."

남형도 기자 2014. 9. 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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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부터 119구급대원 동행.. "인력확충 없어, 업무과중 심화로 안전위험"

[머니투데이 남형도기자][24일부터 119구급대원 동행… "인력확충 없어, 업무과중 심화로 안전위험"]

지난 6월 마포소방서 소방대원이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음)

"소방관들이 학교 수학여행에 가느라 인력이 부족해지면 화재 현장에서 지켜져야 할 2인 1조 원칙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큰 건물에 불이 났을 때 1명이 불을 끄러 들어갔다가 위험에 빠지면 다른 1명이 동료를 구해야 하는데…."

119대원인 A씨는 올 가을 서울 한 초등학교 수학여행에 동행해 안전사고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A씨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청소년 수학여행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2박 3일간 정규 근무에서 빠질 경우 동료가 힘든 것은 물론 현장의 구조활동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구조대는 지금도 최소인원이라 열악한데 수학여행까지 동행하는건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안전 취약학교의 수학여행에 119구조대원을 동행하게 한 것에 두고 소방관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최소인원으로 운영되는 소방인력을 차출할 경우 현장대처가 어렵고 '소방안전'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소방인력 충원 등 대책 없이 수학여행 동행을 강행하기로 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32개교의 수학여행에 동행하는 119구조대원 32명이 최근 확정됐다. 당장 인력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시는 119 업무에 지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학교별 수학여행 날짜가 분산돼 1~2명씩만 빠지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수학여행에 가는 119구조대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구조대가 이미 최소인력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119대원 B씨는 "지금도 출동 인원이 부족해 한 사람이 있고 없을 때의 차이가 크다"며 "좋은 마음으로 (수학여행에) 가면서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119대원들은 업무 과중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장 대처능력과 안전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수학여행 동행이 예정된 119대원 C씨는 "통상 2인 1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1명이 빠질 경우 서로 돌볼 수 없게 돼 현장에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실제 지방에서는 '나홀로' 현장에 나갔다가 순직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119대원 D씨도 "4명이 들어야 하는 장비나 사람을 3명이서 들어야 한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학여행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우려하는 대원들도 있다. 119대원 E씨는 "안전 대처를 도와 보람도 느낄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119대원은 뭐하고 있었냐는 문책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9대원들은 소방인력을 확충하거나 119대원이 아닌 안전요원들을 선발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119대원 E씨는 "현장에서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있는 119대원이 아니라 별도로 안전요원을 뽑거나 인력을 확충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퇴직한 119대원을 활용하는 등 인력확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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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형도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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