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서 이기는 뇌 의사결정 메커니즘 첫 규명"

입력 2014. 9. 19. 03:01 수정 2014. 9. 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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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의대 한인 연구팀 '사이언스'에 논문

미국 예일대의대 한인 연구팀 '사이언스'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포커나 바둑 등의 게임에서 상대를 속이기 위해 '의도된 행동(bluffing)'을 하는 뇌의 전략적 의사결정메커니즘이 재미 한인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미국 예일대의대 신경생물학과 이대열 교수와 서효정 박사팀은 의사결정(decision-making)을 하는 과정에서 습관적으로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전략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뇌의 영역과 메커니즘을 원숭이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이날 발행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원숭이가 컴퓨터와 경쟁 게임을 하면서 주스와 맞바꿀 수 있는 토큰을 얻어가는 동안 뇌세포의 활동양상을 측정했다. 특히 의사결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전전두엽이 주요 관찰대상이었다.

이 과정에서 원숭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은 원숭이의 의사결정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원숭이가 토큰을 얻지 못하거나 잃도록 설계됐다.

이 결과 원숭이들은 컴퓨터가 자신들이 반복한 행동 패턴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해오던 행동을 멈추고 오히려 상대방의 예측과 반대되는 선택을 함으로써 컴퓨터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이같은 전략적 행동변화에는 전전두엽의 특정 부분(dorsomedial frontal cortex)에 있는 뇌세포의 활동이 밀접하게 관련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다시 말해 뇌 속의 특정 부분이 자신의 행동 패턴과 그것이 상대의 행동에 미칠 영향(상대의 전략)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전략적 행동변화에 결정적으로 관여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전략적 의사결정의 사례로 가위-바위-보와 포커, 바둑 등을 예시했다.

서효정 박사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의사 결정을 할 때 이전의 경험을 이용하거나 결과가 좋았던 행동을 반복하지만 이같은 습관적 의사결정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나 경쟁적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이는 내 행동과 의사결정 방식이 예측 가능해질수록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과거에 유용했지만 더는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강박증과 약물중독 등의 정신질환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이번 연구성과가 향후 이런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기업 뉴로게이저를 설립한 이대열 교수는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행동을 선택하는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힘으로써 자폐증 등의 부적응적 사회행동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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