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폭행' 논란만..경찰은 목격자 급구
사건 당사자들 '쌍방-일방' 폭행 공방…초동수사 부실 지적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설승은 이도연 기자 =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휘말린 세월호 유가족들과 맞은 것으로 알려진 행인 등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만 커지고 있다.
사건은 19일 오후 경찰에 출석하는 유족들을 조사해야 어느 정도 의문점이 해소될 전망이다.
유족들은 18일 여전히 '쌍방폭행'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추후 경찰 조사에서 상세히 진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건 관련 부분은 당사자들이 직접 경찰에 정확하게 진술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쌍방폭행이라는 입장에 대해서는 "그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병권씨(전 가족대책위 위원장)가 팔에 깁스했고 김형기씨(전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는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반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측은 명백한 '일방적 폭행'이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김모(36)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리기사를 때리는 유족을 말렸더니 유족이 '해봐, 해봐, 너희 한번 해봐'라면서 계속 몸을 밀었고 곧 타깃이 돼 몇 대 맞았다. 맞는데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어서 밀어내긴 했지만 주먹 한번 안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노모(36)씨 역시 "유족에게 '경찰에 신고했으니 가만히 계시라'고 했더니 머리를 툭툭 밀고 잡아끌고 욕하면서 멱살을 잡았다"며 "난 그들이 때리니까 막은 것뿐인데 나에게 맞아서 다쳤다니 어이가 없다"고 항변했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목격자 3명도 조사했지만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당시 현장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출석 일정을 조율하는 문제를 놓고 유족과 경찰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이날 가족대책위 관계자는 출석 일자가 애초보다 늦춰진 데 대해 "18일 출석하려고 전날 밤 담당 경찰관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일정을 조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당직 후 퇴근해 잠시 전화기가 꺼져 있던 것은 사실이나, 유족들이 정말 일정을 조율하려 했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연락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며 유족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이후에도 가족대책위는 경찰이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경찰은 가족대책위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사건 당일 유족들을 연행하지 않고 목격자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등 초동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출동했을 당시 이미 상황이 끝나있어 현행범체포를 하지 못해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데리고 오려 했으나 다친 유족이 병원 진료를 원해 원칙에 따라 일단 조사하지 않고 병원으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목격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해 목격자 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추가로 계속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 담당팀까지 바꿨다"며 "양측 주장이 엇갈리지만 유족 조사만 이뤄지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ses@yna.co.kr,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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