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창의성' 가진 이승우가 불러올 변화가 기대된다

김정희 입력 2014. 9. 18. 11:17 수정 2014. 9. 18. 11: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지금 대한민국은 축구 천재의 탄생으로 크게 들떠있다. 명문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시스템인 '라 마시아'서 성장하고 있는 이승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풍문으로만 들었던 이 어린 천재는 AFC(아시아축구연맹) U-16 챔피언십서 드디어 재능을 내보였다. 말 그대로 '미친 활약'이다. A조 조별 라운드 2차전 말레이시아전서부터 경기에 나선 이승우는 네 경기서 5골 4도움을 올리며 한국을 결승까지 이끌었다.

공격수로서 크게 축복받은 재능이다. 패스면 패스, 골 감각이면 골 감각 모두 월드 클래스의 유망주라 할 만하다. 조별 라운드 3차전 태국전서는 수비 두 명의 태클을 뛰어 넘어 골을 넣더니 8강 일본전서는 60m를 홀로 질주해 골망을 흔들었다. 더해 지난 17일 저녁(한국 시각) 열린 준결승 시리아전서는 도움 네 개를 올려 도우미로서 재능도 입증했다. '종합 선물 세트'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수로서 재능보다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승우가 지닌 유연하고 능동적 사고다. 전술이라는 틀에 사로잡히지 않은 이승우가 보이는 움직임은 U-16대표팀 뿐 아니라 앞으로 그와 함께 할, 혹은 그의 활약을 보고 자랄 어린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듯하다.

이승우는 경기 중에 문제에 봉착했을 때 자유로운 사고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 상대 수비들이 이승우를 집중 견제하기 시작한 조별 라운드 3차전 태국전서 보인 모습에서부터 이를 알 수 있다. 이승우는 경기 초반 상대 수비수가 자신을 집중 견제하자 전반 중반부터 움직임의 폭을 넓게 가져갔다. 미드필더진으로 내려와 볼을 주고 받다가 빈틈을 노려 순식간에 쇄도했다. 장결희와 2:1 패스를 통해 골을 기록한 장면에서 알 수 있다. 요컨대, 팀이 준비한 전술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을 때 스스로 생각해 흐름을 바꾼다는 의미다.

시리아전은 이승우의 그런 '유연한 사고'가 가장 잘 드러난 경기였다. 시리아전서 이승우는 전반 여러 골 기회를 놓치는 등 그다지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였다.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친 후에는 자신의 플레이에 크게 실망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이승우는 냉정을 찾고 변화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데 집중했다. 득점 가능 지역으로 움직이기보다는 결정적 패스를 할 수 있는 지역까지만 드리블을 친 후 패스를 시도했다. 이렇게 이승우의 움직임이 변화무쌍하게 바뀌자 한국은 크게 힘을 얻었고, 시리아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개인의 능력과 능동적 사고가 팀 전체의 경기력을 바꾼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너무 틀에 박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유소년 시기부터 감독의 지시와 전술의 틀 안에서 움직일 것을 요구 받기 때문이다. 창의성이 있다는 선수들도 대부분 전술 틀 내에서 보이는 '제한된 창의성'일 뿐이다.

이승우는 이 틀을 깬 '진짜 창의성'을 보였다. 만들어진 틀이 경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자신이 만족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할 때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진짜 창의성' 말이다.

이번 대회는 단지 시작이다. 순조로이 성장한다면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을 차례로 밟아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것이다. 어쩌면 중간 단계를 생략할 지도 모른다. 그 때 이승우가 불러 올 변화가 기대된다. 이승우의 '진짜 창의성'은 그가 속한 팀뿐 아니라, 그의 플레이를 보는 한국 유소년 선수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이다. 정말 '보물'이 나타났다.

글=김정희 기자(kimjh07@soccerbest11.co.kr)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일레븐닷컴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