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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의 부상보다 불안한 매팅리의 생각

조회수 2014. 9. 17. 18: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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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일단 한숨 돌렸습니다.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으니 말입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은 무조건 '완치'가 된 상태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의 의중을 들어보면 다저스의 성적에 따라 류현진 등판 일정이 정해질 것 같아 조금은 우려가 됩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콜로라도로 이동하지 않고, LA로 넘어가 구단 주치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정밀검진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지난 5월 부상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매팅리 감독도 일단 안심하는 눈치였습니다. 왼쪽 어깨 염증이 발견돼 코티손 주사(Cortisone Injection) 치료를 받은 류현진은 며칠간의 휴식을 취한 뒤, 시카고에서 팀에 합류해 캐치볼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1차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이 투구를 한 후 통증을 느끼고 있다.>

정밀검진 결과 큰 부상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져 안심이 되지만,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보니 조금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류현진의 정밀검사 결과를 취재진들에게 밝히는 자리에서 매팅리 감독은 '다저스가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시 류현진에게 충분한 재활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언급을 했습니다.

"플레이오프 출전을 위해 류현진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서두를 계획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확실하지 않다. 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며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상태를 좀 보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명확하지 않은 답변에 취재진들은 또다시 질문을 던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격차가 벌어지면 류현진에게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것인가?" 매팅리는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지구 우승을 확정하면 류현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가능한 모든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정규리그 막판까지 지구 우승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상황이라면 류현진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더라도 기용을 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류현진의 완치가 우선이 아니라, 다저스의 지구 1위 확정이 우선이 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저스 확고한 3선발로 자리 잡은 류현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시기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3선발로서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완치'가 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합니다.

매팅리 감독 의중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13일 경기에서 매팅리 감독의 욕심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날 매팅리 감독은 분명 평소와 다른 류현진을 봤을 뿐아니라, 허니컷 투수 코치로부터 불펜 투구 시 통증을 느꼈다는 것도 보고받았을 터인데, 류현진이 자진해서 교체되겠다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4실점을 하자 허니컷 투수 코치를 마운드에 올려 보냈을 뿐입니다.

왼 어깨 통증으로 1회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13일 샌프란시스코 원정 경기의 상황을 다시 짚어 보겠습니다.

류현진은 등판 전 불펜 투구에서 그날의 컨디션이 확인되고, 제구력도 어느 정도 감지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불펜 투구가 잘 되는 날은 마운드에 올라서도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불펜 투구를 마친 류현진은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당시 기자는 '라이벌전을 앞두고 긴장을 했거나 불펜 투구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구나'라는 짐작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이날은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에게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라 송진가루를 묻히고 연습 투구를 시작합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번째 연습 투구를 한 직후,

팔을 올려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불펜 투구에서 약간의 통증을 느꼈던 류현진은 마운드에 올라 첫 번째 연습 투구를 한 직후 팔을 움직여 상태를 확인 한 것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팔을 돌리며 스트레칭을 합니다.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뭐가 이상하냐고요?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이렇게 많은 스트레칭을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1회에 수차례 팔을 위아래, 좌우로 돌리며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1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오른 샌프란시스코 포지의 좌전 2루타 때, 2루주자 패닉이 선취점을 올립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고, 류현진은 또다시 팔을 돌리며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합니다. 류현진은 이때부터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류현진은 불펜 투구 때부터 통증을 조금씩 느꼈지만 쉽게 하차할 수 없는 중요한 경기였기에 감수하고 마운드에 올랐습니. 일상적인 통증이라 여겼던 것이고요. 그런데 팔의 통증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습니다. 엉덩이 부상을 입었을 때처럼 극한의 통증이 없었을 뿐 통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거죠.

위아래, 좌우로 돌려보지만 통증이 가라앉지는 않았습니다.

1회 실점의 안타까움과 계속되는 통증은 류현진을 힘들게 했습니다.

실점을 하고, 이를 악물며 아쉬워합니다. 이미 류현진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구속과 제구력, 그리고 투구 자세에서 드러났습니다. 1회 마지막 타자 범가너를 상대했을 때, 마지막 공이 92마일이 나오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지난 경기보다 4~5마일 정도 구속이 저하됐습니다.

연속된 안타 허용에 실점. 류현진의 심정이 말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점의 아쉬움은 그냥 아쉬움일 뿐.

홈으로 달려가 수비 자세를 취했던 류현진은…

뒤돌아 서자마자 다시 한번 통증을 느끼며 고통스러워합니다.

실점했을 때의 안타까운 표정과 통증을 느꼈을 때 고통의 표정은 분명 다릅니다.

결국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였고, 허니컷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오릅니다.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도 류현진은 팔과 어깨 상태를 체크합니다.

류현진의 상태가 그대로 전달됐을 터인데, 류현진은 교체되지 않고 마운드에 남았습니다.

결국 마지막 타자 범가너를 삼진으로 잡아냅니다. 범가너를 상대한 마지막 공이 92마일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삼진으로 잡은 직후에도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와 코치나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더그아웃을 빠져나갔습니다.

더그아웃을 빠져나간 류현진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마틴 김이 류현진의 옷을 챙겨 나갔습니다.

류현진은 이날 불펜 투구부터 통증을 느꼈고, 지난 경기보다 구속도 느려졌습니다.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앨리스도 이상을 감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아프다고 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괜찮아 보였다."면서 "1이닝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통증이 좋지 않아지고 있다고 해서 교체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매팅리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날 마운드에 더 머무를 수 있다는 류현진을 피곤해 보였다는 이유로 교체를 강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매팅리 감독이 선수가 직접 교체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이 '재활 상태(완치)'가 아닌 '다저스 성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언급은 반갑지 않습니다. 매팅리 감독에게는 가을 야구가 목표이겠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인 류현진은 올해의 가을 야구보다는 롱런을 목표로 삼아햐 하는 선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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