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부자지간에 같은 팀은 좀 그래"

2014. 9. 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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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그걸 내가 어떻게 대답해."

프로농구 전주 KCC 허재 감독이 말했다. 허 감독은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 지명권을 얻었으나 아들 허웅(연세대) 대신 고려대 슈터 김지후를 뽑았다.

허웅은 바로 다음 순위인 5순위로 원주 동부에 입단하게 됐다.

행사가 끝난 뒤 허 감독에게 "김지후와 허웅 가운데 누가 더 잘 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같이 답했다. 어쩌면 그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허 감독은 "(김)지후나 (허)웅이나 모두 장단점이 있어서 누가 와도 괜찮았다"며 "다만 지후가 (김)민구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KCC는 프로 2년차 가드 김민구가 비시즌 기간 교통사고를 당해 2014-2015시즌 출전이 불투명하다.

허 감독은 "웅이가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또 아버지와 아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도 좀 그렇지 않느냐"며 "동부에 가서 최선을 다해 좋은 선수가 되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허웅은 "아버지 차례가 됐을 때 당연히 (호명을) 기대했지만 냉정하신 분"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지명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감독은 "농구를 시작한 지 이제 10년차가 됐을 뿐이어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아들을 칭찬하며 "프로에서 경험을 쌓고 더 노력한다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허웅은 "신인상이 목표"라며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내 이름으로 가치를 입증해 보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KCC와 동부는 공교롭게도 시즌 개막전인 10월11일 경기에서 맞붙는다.

허 감독은 "동부 김영만 감독이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3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응하기에 짧은 시간"이라며 "1라운드는 지나야 되지 않겠느냐"고 언급, 개막전부터 아들과의 맞대결을 피하고 싶은 속내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또 동부의 전신은 허 감독이 프로에서 현역 시절 몸담았던 나래, TG삼보이기도 하다. 허웅은 "동부의 연고지 원주는 아버지 현역 시절에 자주 가봐 낯설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이 팀에서는 허 감독의 등번호 9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허웅은 2014-2015시즌부터 이 팀의 '부자 영구결번'에 도전하는 첫 걸음을 떼게 됐다.

허 감독은 인터뷰실을 나서면서 "꼭 1순위 뽑은 것 같네"라며 아들이 프로에 높은 순위로 진출한 기쁨을 표현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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