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TV] '폐지만 4개'..위기의 MC, 강호동을 위한 조언

김지현 2014. 9. 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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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강호동의 위기가 심상치 않다. MC 인생 이래 최고의 난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백 후 1년 11개월, 벌써 4개의 프로그램이 폐지 됐다.

MBC 예능 프로그램 '별바라기'가 오는 18일 방송을 끝으로 3개월 만에 폐지된다. 전작 '무릎팍도사'의 폐업을 설욕할 기회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KBS2 '달빛 프린스'부터 SBS '맨발의 친구들'까지, 도미노 폐지가 잇따르면서 강호동의 자존심은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더 이상 불운으로만 설명할 수 없기에 상황은 더욱 뼈 아프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 일까.

MC 위기론 시대다. 네임 벨류가 높은 MC들의 예능들이 갑작스럽게 폐지되거나, 초라한 성적을 거두면서 대두된 논란이다. 그러나 논란은, 강호동을 기점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유독 그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다. 프로그램의 성패가 MC 한 사람에게 달린 것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강호동은 새 프로그램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강호동이 놓친 것 - 세 장의 옐로우 카드

'별바라기'는 강호동이 위기론 속에서 맡은 첫 작품이다. 이미 세 장의 옐로우 카드('무릎팍도사', '달빛프린스', '맨발의 친구들')가 있었기에 각오는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평균 시청률 3%대. 초라해도 너무 초라했다. 곤두박질친 시청률은 오르지 않았다. 예능 시청률 파이가 적어진 걸 감안해도 적은 수치다.

강호동이 놓친 건 무엇일까. 세 장의 옐로우 카드가 주는 교훈이다. 그는 품 안에 지닌 이 카드를 통해 실패의 이유를 찾았어야 했다. 컴백 후 강호동이 선택한 첫 예능 '달빛 프린스'의 폐지 원인부터 돌이켜보자.

강호동의 강점은 날 것에서 나오는 마초적인 생생함에 있다. '시베리안 호랑이'인 그가 피터팬 의상을 입고 고서와 교양에 대해 말하니 넌센스다. 프로그램 색 자체가 강호동과 맞지 않았다. 태생이 호랑이인 그가 포효하지 않고 이 빠진 호랑이처럼 앉아 있으니 보는 이들의 맥도 빠질 수 밖에. 타 MC들은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을 스스로 버리는 우를 범했다.

'맨발의 친구들'은 낡고 진부했다. 흔하디 흔한 먹방(먹는 방송)을 흉내내는 강호동의 모습에서 도전 정신은 느껴지지 않았다. 건강식 장려를 위해 시작된 집밥 프로젝트(결국 '먹방'이 되버린)는 아침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전락했고, 움츠러든 강호동을 더욱 작아 보이게 만들었다.

잠정 은퇴를 선언하기 전 그는 분명 도전을 즐겼던 MC였다. 상대에게 돌직구를 던지는데 주저가 없었고, 팀을 리드하는 터프한 맏형 노릇을 자처했다. 하지만 '맨발의 친구들'의 강호동은 '1박 2일'에서 보여 준 모습과 사뭇 달랐다. 카리스마가 실종된 '착한 형'으로 변모한 그의 모습은 낯설었다.

새 예능 찾기? 중요한 건 정체성 회복

논란을 겪은 후 생긴 트라우마 탓일까. 강호동은 좀 처럼 예전의 감각을 회복하질 못하고 있다. 이는 재개업 후의 '무릎팍도사'에서도 목격된 문제점이다. 상대의 폐부를 날카롭게 찌르는 질문은 생략하고, 게스트도 지극히 안정적인 인물들만 섭외하면서 애써 논란을 피해가는 모습이었다. 상당히 위축된 태도다.

대중이 강호동에게 바라는 건 이전의 날카로움과 생동감, 그리고 파워풀한 지휘력이다. 그는 트라우마에 갇혀 또 다른 논란에 시달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호불호가 갈렸던 옛 진행 방식이 혹여 또 다른 화살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지 염려하는 것이다.

단언컨대, 정면승부해도 좋다. 방송에서 직접 옛 논란에 대해 장난스럽게 언급해도 그를 손가락질 할 사람은 없다. 강호동은 애초부터 유재석처럼 모두를 안고 가는 '포용형 MC'가 아닌 '마초형 MC'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모두를 껴안으려다 오히려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 봐야 한다. 고유의 색을 잃어버린 강호동의 모습이 안타깝다.

최근 강호동은 실수를 만회하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 자주 파일럿에 출격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새 예능이 아닌 정체성 회복이다. 색을 되찾는 것이 더 시급하다. 새 프로는 충분히 자신을 들여보고, 점검한 후 선택해도 늦지 않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및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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