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OECD '꼴찌' 기록들

기자 2014. 9. 16. 13: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현수/조사팀장

정부가 발표한 내년 담뱃값 2000원 인상추진안에 시중은 담뱃값 이야기로 연일 시끄럽다. 정부는 그동안 수 차례 담뱃값 인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애연가들의 반발에다 표를 의식한 야당의 강한 반대 때문이었다. 담뱃값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34개 OECD 회원국의 말보로 담배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3.3달러로 가장 저렴했다. 아일랜드는 12.9달러로 가장 비쌌다. 그런데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순위 최저가 담뱃값뿐일까. OECD 통계를 보면 국민 1인당 독서량도 꼴찌다. 출산율은 OECD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다. 반면 낙태율은 최상위다. 또 국민행복지수 33위, 복지충족지수는 3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입맛 씁쓸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럼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1등을 차지하는 분야는 없을까. 최근 집계된 통계를 보면 남녀 임금격차가 14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또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10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 7월부터 기초연금이 우여곡절 끝에 지급되고 있지만 노인빈곤율도 1위다. 이밖에 연간 노동시간 2위, 산재사망률 1위, 대학등록금 비싼 순위는 4위…. 일일이 열거하기엔 지면이 모자란다. 그러고 보니 좋지 않은 분야에서는 모두 1위 내지 상위권이다. 눈에 띄는 1등도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약 70%로, 단연 1위다. 세계 평균에 무려 4.6배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학업수준인 고등교육률도 1위로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주목을 받기도 한다.

국가별 정치적·사회적 환경이 다르고 국민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순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남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OECD 순위에 너무 집착한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나쁜 것은 상위권에 있고 좋은 것은 대부분 하위권에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흡연율이 2위로 높은 이유가 단지 담뱃값이 싸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삶이 점점 팍팍해져 가기 때문은 아닐까. 요즘 정부나 정치권이 하는 행태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흡연율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올바른 정치를 펼쳐 OECD 순위가 지금과 반대가 되고, 국민행복지수가 1위가 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