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의 스피드건]개혁은커녕 현상유지도 못한 KBL
프로리그의 성공에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 탄탄한 스폰서, 안정적인 전파 송출, 우수한 경기력이다. 김영기 총재(78) 체제의 한국농구연맹(KBL)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개혁을 주창했다. 프로농구의 새 시즌 개막일은 10월 11일. 아직 사냥한 토끼는 한 마리도 없다. 특히 연맹 재정의 근간이 되는 타이틀 스폰서와 방송중계권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 KBL은 '을'에 가깝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KBL은 5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금액에 지상파인 KBSㆍMBC, 케이블TV 스포츠 채널 세 개사, 인터넷 매체 등에 중계권을 넘겼다. 지상파와 협상에서는 최소 다섯 경기 이상 생중계, 20회 이상 녹화 및 하이라이트 방송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걸었다. 중계권료를 지불한 방송사들이 경기 중계를 꺼리는 기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청률. 지난 시즌 각 스포츠채널의 프로농구 생중계 시청률은 평균 0.289%에 불과했다. 프로배구(0.876%)의 1/3 수준이다. 타개를 위해 김 총재는 직접 방송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했다. 그러나 아직 빈손이다. 타이틀 스폰서도 다르지 않다. 한선교 전 총재(55)는 2011년 9월 취임과 함께 KB국민카드와 계약을 끝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시즌까지 스폰서를 했지만 올해는 아니다. 김길호 감사(66) 등이 나서 여러 기업을 접촉하고 있지만 성과를 냈다는 소식은 없다.
김 총재는 난국을 '명품'을 만들어 이겨내겠다고 했다. 경기력과 재미로 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팀들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도록 지원하는 것 같지 않다. 지난 3일 열릴 계획이던 안양 KGC와 부산 KT의 연습경기는 현장에서 취소돼 팬 100여 명이 발걸음을 돌렸다. 심판이 없어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경기위원회가 심판위원회에 심판 파견 요청을 하지 않은 탓이다. 이렇듯 연맹 사업은 제자리를 맴돌고, 시즌 준비는 그저 구단들이 알아서 잘 준비하라는 식이니 KBL이 지난 시즌에 비해 나아진 점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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