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는 왜, 유격수 강정호에 회의적일까

정철우 2014. 9. 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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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사진=넥센 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27.넥센)는 올 시즌 가장 핫한 선수다. 홈런과 타점 부문은 물론 타격왕 경쟁에서도 모두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그를 탐내는 해외 구단들의 평가 또한 높아지고 있다. 강정호를 보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많은 스카우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다만 그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은 우리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강정호를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 플레이어로 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보스턴 글로브는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유격수로 계속 뛸 수도 있지만 2루수 또는 3루수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보스턴 글로브 뿐 아니라 강정호의 소식을 전하는 외신은 하나같이 강정호의 포지션 변경을 언급하고 있다.

아직 포스팅도 하지 않은 한국 내야수에 대해 미국의 유력지의 보도가 나온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강정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평가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멀쩡히 유격수를 잘 보고 있는 선수에게 시작도 하기 전에 포지션 변경을 논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다.

강정호는 올 시즌 수비율 9할8푼4리를 기록중이다. 간혹 평범한 타구를 실책하는 경우는 있지만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누구보다 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가 강정호 수비에 왜 박한 평가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귀 기울여 볼 필요는 있다.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선 강정호의 수비에 대한 평가다. 롯데에서 뛰며 강정호를 지켜본 바 있는 사도스키는 "강정호는 좋은 어깨를 갖고 있지만 몸 전체의 스피드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유격수로서 메이저리그의 빠른 타구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보다 높은 평가와 몸값을 받기 위해선 그가 고교 시절 포수를 포함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음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두번째로는 이전의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본기가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던 일본의 유격수들을 여러 차례 스카우트 한 바 있다. 그러나 성공 사례는 아직 없다. 공격력이 기대 이하였던 것은 물론이고 수비마저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일본 출신 선수들이 유격수로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격수만 할 수 있다는 선수에 대해선 주저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건 강정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메이저리그가 강정호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차피 포지션은 경쟁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포지션 문제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의 가치를 높이는 결정이 될 것이다. 모든 구단은 위험 요소가 적을 수록 보다 많은 돈을 베팅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정철우 (butyo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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