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서 번성 중인 대리모 시술 (중)] "인도 5천만·美 2억원" 문의 4시간 만에 답장

정부경 기자 2014. 9. 1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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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직접 접촉해보니..

"인도랑 태국은 5000만원, 미국은 1억5000만∼2억원 예상하시면 됩니다. 모든 신상정보는 철저히 파기하니까 안심하세요."

'대리모 브로커'에게 해외 대리모 알선을 문의한 뒤 답장을 받는 데는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답장은 "당신의 자궁 건강 상태와는 상관없이 난자 채취에 무리만 없으면 성공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로 시작했다. 해외 대리모와 국내 불임부부를 연결해주는 이 브로커는 미국에 본거지를 두고 여러 국가를 오가며 활동하는 '글로벌○○○'사에서 근무한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난자 매매 역시 "주요 사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이런 브로커들이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지는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대리모 시술을 규제할 마땅한 법령이 없기 때문이다.

◇'클릭' 한 번으로 자궁 빌리는 시대=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Surrogate mother'(대리모) 등의 검색어를 치니 브로커들이 만들어놓은 대리모 알선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업체는 아예 한국어 전용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놓고 영업을 했다. 전화 문의에 대비해 한국어 가능 직원과 한국어용 회선을 따로 둔 곳도 있었다. 한국인 불임부부의 문의가 얼마나 많은지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일보는 이 중 '가장 최신 정보와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 한 브로커와 이메일을 통해 15일 접촉했다. 브로커가 만들어 놓은 서류 양식에 이름과 주소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써넣은 뒤 "출산 후 몸매가 망가지는 게 싫어 대리모를 쓰고 싶다"는 거짓 사연을 함께 적어 보냈다.

4시간 만에 답장이 왔다. 동시에 '이메일을 확인하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도착했다. 이들의 '영업 방식'은 예상보다 훨씬 치밀했다. 상담부터 건강검진, 현지 병원 견학, 대리모 선택, 아기 양도, 비행기를 통한 신생아 수송까지 전 과정이 A4용지 10장짜리 보고서에 번역투의 한국어로 자세히 정리돼 있었다.

이들은 상담을 거쳐 약 500만원의 보증금을 내면 '작업'에 착수한다고 소개했다. 국내 병원이나 현지 병원에서 각종 검진을 받고 난자 채취를 위한 준비를 하는 데 150만∼300만원이 들고, 본격적인 난자 채취와 인공수정에는 600만∼800만원이 소요된다. 재시술에 대비해 수정란을 냉동 보관하려면 10개당 100만원의 추가금을 내야 한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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