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흔들리는 새정치연합] '엇박자' 문재인.. 당 곤경에 빠뜨리고 본인도 정치적 상처

임성수 기자 2014. 9. 16.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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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사진) 상임고문이 '이상돈 영입 파동'처럼 주요 국면마다 당 지도부와 엇박자를 내면서 당을 곤경에 빠트리고 본인도 정치적 상처를 입고 있다. 제1야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문 고문의 발언·행동이 본의와는 별개로 당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되면서 '큰 정치인'으로서 한계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세월호 특별법 정국에서만 문 고문은 두 차례 당 지도부와 엇갈리는 행보를 했다. 우선 문 고문은 중앙대 이상돈 명예교수의 당 비대위원장 영입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처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 고문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 영입 시도와 관련, "공동위원장 방안은 혁신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생각할 만한 방안"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합리적 보수라면 함께할 수 있다"는 전날 트위터 글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측에서는 "애초부터 문 고문과 상의했고 동의를 얻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문 고문의 애매모호한 처신이 결국 '당 대표 탈당 논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고문은 또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한창 세월호법 협상을 진행 중이던 지난달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단식 투쟁에 나섰다.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멈추기 위한 명분이라지만 당 안팎에서는 강경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었다. 이후 협상 결렬로 당 차원에서도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결국 문 고문이 선봉에 선 모양새가 됐다.

문 고문의 이런 '엇박자 정치'는 2012년 대선 이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태 당시, 김한길 지도부는 국가정보원과 여당의 대화록 유출을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문 고문은 긴급성명을 통해 "정상회담 대화록과 녹음테이프 등 녹취자료뿐 아니라 NLL에 관한 준비회의 회의록 등 회담 전의 준비 자료와 회담 이후의 각종 보고 자료까지 함께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이후 여야는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대화록 공개에 나섰지만 대화록은 유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지도부에 소속됐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도 상의 없이 한 시간 전 쯤 통보한 뒤 바로 성명을 발표했다"며 "본인 발언의 파장을 생각하지 않고 지도부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해 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옛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의 합당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핵심 당론으로 통합을 선언했다. 하지만 통합 선언 후 문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당원을 상대로 의견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공약 번복 논란에 불을 붙였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안 전 대표뿐 아니라 문 고문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전 당원 투표까지 간 끝에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뒤집어졌다. 당론은 쪼개졌고, 안 전 대표의 중도적 지지층은 떨어져나갔다.

당내에서는 문 고문이 책임은 지지 않는 반면 당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대주주로 권한만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정치를 주도하는 유력 정치인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비주류식으로 정치를 하다 보니 지도부와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며 "책임정치 차원에서 직접 책임을 지든지 아니면 지도부를 도와주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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