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미스코리아 루머 이후 의기소침할 때도 있지만"

2014. 9. 1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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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정환 기자]

연극 <오 마이 슈퍼맨>에서 황지선을 연기하는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김민경

ⓒ PF엔터테인먼트

연극 <오 마이 슈퍼맨>에서 슈퍼맨은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다. 제아무리 슈퍼맨이라 해도 세월은 피하지 못하는지라 초능력은 예전 같지 않고, 가족들은 아버지의 속을 썩이기 바쁘며, 수감되어 있던 슈퍼맨의 라이벌 악당 매드독은 탈옥까지 한다. 한꺼번에 삼중고가 들이닥치는 셈인데 슈퍼맨은 이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김민경이 연기하는 황지선 기자는 영웅 슈퍼맨이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 매드독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성 기사를 내놓는다. 지구인들은 슈퍼맨을 영웅으로 알고 있지만, 알고 보면 그는 악당과 내통하고 영웅 행세를 하는 가짜 영웅이라는 의혹을 기사로 제시하는 것.

황지선은 대체 무슨 이유로 슈퍼맨을 향해 악의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것일까. 황지선의 배경에는 슈퍼맨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슈퍼맨은 악당과 대결하고, 가족애를 되찾는 것만큼이나 황지선의 잘못된 기사와도 결전을 벌여야 하는 죽도록 고생하는 남자로 전락한다.

방송에서는 여러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무대에 오르는 것은 학교 다닐 때 이후 처음이라고 하는 김민경은 황지선과 같은 캐릭터 도전에 긴장할 수?에 없었다고 운을 떼었다. 하지만 흘린 땀만큼 배우가 무대에서 빛날 것을 믿는지라 무대 초년생 같다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미용실 하던 어머니 권유로 미스코리아 대회 참가"

▲ 김민경

"남자주인공을 슈퍼맨으로 설정한 게 중요하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 초능력을 갖고 활약을 하는 슈퍼맨만큼이나 힘든 사회생활을 하기에 그만큼 고단함을 이기고 활동하는 아버지를 슈퍼맨으로 비유하고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다."

ⓒ PF엔터테인먼트

- <오 마이 슈퍼맨>은 스프레이 아트 기법을 특수효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샌드 아트 기법처럼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다. 극 중에서는 슈퍼맨이 공중을 나는 연기를 펼칠 때 스프레이 아트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배경을 보이게 만든다. 배우와 스프레이 아트가 결합한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듯하다."

- 슈퍼맨의 가족은 아버지인 슈퍼맨의 속을 썩인다.

"많은 가정이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내면을 보면 갈등 혹은 불화가 있다. 하지만 자녀가 아무리 부모의 속을 썩여도 부모가 자식과 의절할 수는 없다. 평생을 안고 가야 한다. 슈퍼맨도 자식이 속을 썩이지만 자식들은 안고 가야 한다.

남자주인공을 슈퍼맨으로 설정한 게 중요하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바깥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 초능력을 갖고 활약을 하는 슈퍼맨만큼이나 힘든 사회생활을 하기에 그만큼 고단함을 이기고 활동하는 아버지를 슈퍼맨으로 비유하고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다."

- 2001년도 미스코리아는 어떻게 나가게 되었나.

"연영과 2학년 다닐 때 부모님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해서 출전했다. 배우는 감수성이 예민하다. 갑자기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되면 예민했을 법한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조차 몰랐다. 미스코리아에 출전하기 이전의 마인드로 생활했지만 미스코리아라는 걸 자각하게 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악성 댓글도 많았다. 어머니가 대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한다.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미스코리아가 나왔다. 어머니가 자신의 미용실에서 미스코리아 예선을 준비하면 딸을 위해 라인이라도 더 그려준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테니 서울에 있는 미용실에서 준비하라고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사람들은 미스코리아를 많이 배출한 미용실의 딸이 후광을 받아서 진이 되었을 것이라는 오해를 했다.

미스코리아 진과 선을 발표하는 순간에 선이 된 언니가 울음이 터졌다. 이때 시청자들은 선이 시상 결과를 알고 미리 운 거라는 추측을 했다. 이런 추측들이 부풀어 오르니 사실이 아닌 것들이 사실처럼 과장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사실과 아주 다른 부분이 많았다. 사이버수사대에서 글을 올린 사람을 6개월 만에 잡고 보니 모 대학교 영문과 4학년에 대학 중인 여대생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하도 이슈가 되니까 재미로 글을 올린 것이라고 자백했다.

예민했다면 이런 걸 힘들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욕을 하지, 아는 사람이 욕을 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루머 사건 이후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나도 모르게 객석의 반응을 살피게 되었다.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방청객 중 하나가 표정이 싹 바뀌면 저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지는 건 있다."

▲ 김민경

"연극을 보고 연기가 하고 싶었다. 고3 여름에 밑져야 본전이겠다 생각하고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본 어머니가 심기가 불편해서 일주일 동안 말도 안 하시고 도시락도 챙겨주지 않으셨다. 무서워서 부모님의 거실 쪽으로 가지도 못하다가 일주일 후에 부모님이 저를 부르셨다. 연기 학원에 다니고 마음껏 공부하라는 허락을 주셨다."

ⓒ PF엔터테인먼트

- 미스코리아 되기 전에 연영과에 진학했다면 연기에 대한 꿈이 원래부터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고 1, 2학년 때에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꿈이 없었다. 우리 때에는 고3 때 가고 싶은 대학교의 배지를 미리 사두면 합격한다는 풍문이 있었다. 서울의 대학교 배지를 사기 위해 사촌과 서울에 올라와서 연극을 세 편 보았다. 1990년대 대구에서는 연극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다.

연극을 보고 연기가 하고 싶었다. 고3 여름에 밑져야 본전이겠다 생각하고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본 어머니가 심기가 불편해서 일주일 동안 말도 안 하시고 도시락도 챙겨주지 않으셨다. 무서워서 부모님의 거실 쪽으로 가지도 못하다가 일주일 후에 부모님이 저를 부르셨다. 연기 학원에 다니고 마음껏 공부하라는 허락을 주셨다.

대신에 연영과 특차에 지원해보고, 만에 하나 떨어지면 네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정시에는 인문계로 진학하라는 말씀을 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았던 순간이 고3 여름 이후 특차를 준비하던 때였다. 재수를 할 수도 없으니 특차에 목숨을 걸었다. 하루에 잠은 두 시간 자면서 주말마다 서울 와서 공연을 보며 연기를 준비하고 발레와 성악도 배웠다.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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