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다던 朴정부, 내년에만 5조 더 걷는다

세종 입력 2014. 9. 15. 05:56 수정 2014. 9. 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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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증세,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①]소득공제 정비 0.8조·담뱃세 2.8조·지방세 1.4조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기자][[기획-증세,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①]소득공제 정비 0.8조·담뱃세 2.8조·지방세 1.4조]

-정공법 아닌 '우회 시도', 국민 '부글부글'

-전문가 "증세 필요성 인정, 공감대 얻어야"

정부가 '증세'를 택했다.

"증세는 없다"고 1년 6개월을 되뇌였던 정부는 "결과적으로 증세로 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우회 증세' '사실상 증세' 등 포장을 하더라도 세금 올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경제 활력 저하에 따른 세수 감소, 재정 여건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증세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수단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면돌파 대신 '우회'를 택하고 있다. "거위털 뽑듯 세금을 뽑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거위 털 규모는 상당하다. 당장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2조8000억원 세수가 늘어난다. 주민세·자동차세 등 지방세로 1조4000억원을 더 걷는다. 이것만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월급쟁이 증세 논란을 불러왔던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도 1조원 짜리 증세였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정리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소득세법 개정으로 2015년 9466억원의 세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6~2018년 세수 증가분은 연 9533억원, 4년간 3조8000억원 규모였다.

이중 의료비 등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등으로만 내년부터 8489억원 세금이 늘어난다. 담뱃세 인상, 주민세 인상을 포함하면 현정부 들어 이뤄진 '우회 증세'로 내년에 더 걷히는 세금만 5조원이란 얘기다.

소득세, 담뱃세, 주민세 등 현 정부 증세의 대상만 보면 대부분 서민이다. 지난 정부 때 이뤄진 법인세율 인하 등 부자 감세와 맞물려 논란을 키우기 충분한 대목이다. 야권이 '서민 증세'라고 못박고 "서민 주머니에서 세금을 빼낼 것이 아니라 부자 감세를 철회해 곳간을 채워야 한다"(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고 반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억울해한다. 지난해엔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같은 증세는 없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비과세·감면 정비, 세제 정상화에 따른 결과적 증세일 뿐이란 설명이었다.

이번엔 담배값 인상에 따른 부수적 결과라고 대응한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증세를 위해 담뱃값이나 지방세를 올린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을 올리다보니 세금 인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세도 10여년간 손대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댄다. 각종 복지정책으로 텅텅 빈 지방 곳간을 채워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현실적 읍소지만 진정성이 덜하다. 재원 부족, 증세 필요성을 내세우지 않은 채 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재·보궐 선거 이후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을 택한 것도 정면 승부와 거리가 있다. 2016년 4월까지 선거가 없다는 점을 의식해 증세 시기를 택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세가 아니다"고 원론적 해명만 할 게 아니라 어려운 나라 살림 형편과 복지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 따져보면 이번 인상안은 모두 세수 증대"라며 "사실상 증세 카드는 이번에 모두 내놨다고 볼 수 있는데 증세카드가 대부분 서민들이 쓰는 것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갑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도 "중앙과 지방의 방만한 재정 운용 실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지, 시기적으로 증세의 의도를 너무 나타내고 있다"며 "담뱃값 인상에 개별소비세를 포함시켰다는 건 세수 확보를 위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게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조세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정부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소득계층을 고려하고 세금제도 변화를 통해 누구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세금이 나오게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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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기자 swal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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