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맑고 밝고 속 깊은 '바보 형' 차두리
[구윤경의 포토카툰] 맑고 밝고 속 깊은 '바보 형' 차두리
'오늘 누가 온다고 했는데?'
'그 있잖아~ 브라질.....'
'어머.. 그 얘기는 꺼내지두 말어~ 이런 주책바가지! 저리가!!!'
'지금까지 '파주 까치' 풀 뜯어먹는 소리였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파주 NFC에 소집했다. 아무래도 침체된 분위기를 예상했다. 그러나 새로운 얼굴 덕분에 훈련장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행복한 표정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형, 저 좀 잘 챙겨주세요!'
'내 앞가림 하기도 힘들어 인마!'
'와우- 그리웠던 파주 스멜~'
'오랜만이야~' 뚜두둑-
소집 첫날 치고는 훈련 강도가 높은 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밝은 분위기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특히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가득한 파주 NFC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던 한 남자를 소개하려고 한다.
'살인 미소'가 매력 포인트인 FC 서울의 수비수 차두리. 이날 훈련에서 온몸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대표팀의 둘째 형이다.
유일한 형 이동국 앞에서 덩치에 안맞는 애교를 부리는가 하면
다 같이 몸을 풀 때는 엉성한 움직임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아주 순박하고 착한 형 같지만 때로는 말도 못하게 거칠었다.
거침없는 태클을 하고, 아픈 척 하는 후배에게는 가차없이 응징에 들어갔다.
'어쭈구리-'
'감히 어르신 앞에서 다리를 쭉 뻗어-'
'옴마야-'
띠동갑 동생인 손흥민이랑은 유독 '쿵짝'이 잘 맞았는데, 훈련 막바지 미니 게임에서는 합작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게 섯거라-'
'태권- 두리!'
'왼발- 출동!'
'아... 저 형이랑 놀아주기 너무 힘들어...ㅎㅎ'
훈련이 힘든데다 비까지 오는 바람에 지쳐있던 선수들은 차두리의 유쾌한 에너지에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너무 장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덕분에 첫 소집의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장난스러운 행동이 누군가는 고마웠다.
웃고 있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했던 한교원은 두리 형이 있어 든든했다.
2인1조 달리기 시합 때도 그랬다.
신태용 코치曰: 두 명씩 짝 지어라~
대표팀 새내기 한교원이 마음이 쓰였는지 차두리는 두 사람씩 짝을 지으란 말에 대뜸 한교원을 택했고, 훈련복을 잡고 졸졸 쫓아다니는 두리 형 때문에 오히려 한교원이 당황한 눈치였다.
'형이 왜 나를....'
'오오오오!!! 대박 빨라!!!! 깔깔깔-'
'추월-'
(이 형...... 고마운데...........너...너무 무겁다..... 차를 들고 뛰는 기분이야;;;)
장난스럽지만 속은 깊은 차두리였다. 확대 해석일 수 있지만 지난 포토카툰 < 월드컵 만큼 뜨거웠던 FA컵, 그리고 차두리의 착한 손 > 을 생각하면 분명 이유있는 행동이었을거라 짐작된다. (지난 7월17일 차두리 관련 포토카툰: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soccer/newsview?newsId=20140717081054981 & gid=110356)
동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면서 남몰래 신입생도 챙길 줄 아는 속 깊은 바보 형. 그의 리더십이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본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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