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스트셀러라서 샀는데..책 3종 알고보니 사재기

2014. 9. 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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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가 알고 있는 걸…' '말공부' 등

자기계발서 2종과 실용서 1권

유통심의위, 적발뒤 순위서 삭제

출판사 밖 인물 5명이 집중 구매출판사쪽 "관계없는 인물들" 해명

올해 상반기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3종의 책이 사재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책은 자기계발서 2종 등 실용서로, 2일 현재 해당 분야 1위를 비롯해 상위권에 들어 있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출판인회의가 운영하는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어 자기계발서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토네이도), <말공부>(흐름출판)와 경제·경영서 <월급쟁이 부자들>(스마트북스)에 대해 사재기가 이뤄졌다고 의결했다.

특이한 점은 출판사 직원이 아닌 5명의 외부 인물이 한 온라인서점을 통해 이들 책을 사재기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4월부터 7월까지 넉달 동안, 책을 낸 출판사가 각기 다른데도 세 책을 각자 똑같은 배송지(주소)나 동일한 아이디로 중복 구매했다. 이들은 이 책들을 다시 인터넷 중고장터인 '중고나라' 등에서 되팔았다고 심의위 쪽은 밝혔다. 이 서점의 이 기간 세 책 판매분 가운데 중복 구매 사재기 비중은 17~19%다.

4월1일 출간된 <월급쟁이…>는 인터파크 월간 집계 기준으로 4~6월 석달 연속 경제·경영서 1위를 달렸다. 3월24일 나온 <말공부>는 예스24에서 5월 넷째 주부터 4주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다. 2012년 5월 나온 <내가 알고…>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터파크에서 8개월 연속 자기계발서 1위, 알라딘에서 올해 2~3월 7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 책은 지금까지 교보문고·예스24·인터파크·알라딘 등 주요 4개 서점을 합쳐 각각 3만2000여부, 5만1000여부, 29만7000여부가 팔렸다.

심의위가 지난해 말 출판계 사재기 근절 자율협약에 따라 사재기 심의에 나선 뒤 적발된 책은 6종으로, 모두 자기계발서다. 지난해 9·11월 <콰이어트> <관계의 힘> 등 4종과 올해 3·6월 <99℃> <느리게 더 느리게> 2종이다.

자기계발서가 잇따라 사재기에 연루되는 것은 사회 트렌드에 민감한 독자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사기극-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을 쓴 문화비평가 이원석씨는 "사재기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들의 욕망과 관련이 있다. 자기만의 기준보다는 남들의 기준에 민감하고 트렌드 변화를 적극 따라가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사재기 유혹을 받기 쉽다"고 말했다.

이번에 세 책을 사재기한 5명과 출판사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해당 출판사 3곳은 부인하고 있다. 흐름출판 쪽은 "사실무근이다. 그 5명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스마트북스 쪽은 "전혀 모르는 일이다. 심의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토네이도 쪽은 "5명이 사재기 브로커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와 아무 관련이 없다. <내가 알고…>는 2013년 12월부터 반값할인을 했고 그 덕분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심의위 쪽은 "출판사가 책 대금을 그 5명에게 넘긴 흐름은 수사권이 없어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정가의 80~90%나 50%에 구입한 책을 10~20% 값에 중고장터에 되팔았다. 이건 사재기"라고 밝혔다. 심의위 의결만으로도 해당 책들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삭제되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재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리게 된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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