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자유전공학부..서울대도 손볼까

오형주 2014. 9. 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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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융합형 인재 키운다더니..인기학과 관문 전락 연세·성균관대 등 4곳 폐지 서울대서도 특정전공 쏠림 제2외국어 강조 등 관심

[ 오형주 기자 ] 주요 대학이 통섭·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앞다퉈 도입한 '자유전공학부'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인기학과로 옮겨가는 '관문'으로 전락하자 아예 학부 자체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자유전공학부를 개설한 서울 주요 대학 9곳 가운데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 4개 대학이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했다.

자유전공학부는 2009년 각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설립할 때 기존 법과대학의 학부 정원을 활용해 신설됐다. 자유전공학부 신입생은 첫해에는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2학년에 올라갈 때 자신이 원하는 주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여러 전공의 교과목을 조합해 자신만의 전공(학생설계전공)을 설계할 수도 있다. 대학들은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면서 특정 학문에 매몰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 운영 결과 경제·경영 등 인기학과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자유전공학부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중앙대와 성균관대가 먼저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각각 '공공인재학부'와 '글로벌리더학부'로 전환해 학생들이 로스쿨이나 공직에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연세대는 학부모 반발 등을 고려해 내년까지 신입생을 뽑고 2016년부터 정원을 언더우드 국제대학으로 넘길 예정이다.

스스로 전공을 설계하는 '학생설계전공'이 비교적 활발한 서울대에서도 자유전공학부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7월 현재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881명이 택한 전공(복수 전공 포함) 1146개 중 경제·경영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458개)에 이른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가 제2외국어 교육을 강조하면서 '국제학부'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자유전공학부 내 여러 전공과목 가운데 '국제개발협력학'에 교수들이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장은 "지난 2월 졸업한 54명의 전공이 30여개로 다양하고 졸업생 만족도도 높았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어떻게 확산시킬까를 놓고 여러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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