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임금협상 무산 "당장 파업안해"

2014. 9. 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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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등 합의 실패..파업땐 하루 1500억이상 피해 예상

현대자동차 노사가 2일 추석 전 임금협상 합의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현대차 노조는 그러나 이후 일정과 관련해 노조원들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히며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울산공장에서 정회와 휴회를 거듭하며 19차 임협을 진행했으나 통상임금 문제와 임금 인상 등 쟁점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쟁점인 통상임금과 관련해 현대차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결과를 토대로 2015년 3월까지 통상임금 관련 문제를 합의하고, 상설 기구인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신설해 통상임금 문제와 임금체계 개선 등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가 사측 통상임금 제시안을 거부했고, 사측은 임금 인상안을 추가로 제시하지 않았다.

협상 결렬 후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르면 3일부터라도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파업 일정과 수위를 정하는 쟁의대책위원회 개최도 연기했다. 그러나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현대차 노사 협상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극심한 노노 갈등 때문에 협상이 막판에 결렬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차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루 피해액은 1500억원 이상에 달한다. 이미 현대ㆍ기아차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8월 국내 4만8143대, 해외 30만9555대 등 작년(38만285대)보다 5.9% 줄어든 35만7698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2013년 9월 이후 11개월 만에 5만대를 밑돌았다.

기아차는 8월 국내에서 3만6003대, 해외 18만1435대 등 총 21만7438대를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8월(3만9000대)보다 7.7%나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분파업 등으로 수출해야 할 차를 못 만들게 돼 해외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다"며 "파업이 계속 이어지면 피해가 더 커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타격이 크다.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는 약 330개, 2차협력 업체는 5000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 8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부분 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협력업체들의 손실액도 총 5400억원에 달했다. 2012년에는 현대차가 파업으로 1조7000억여 원의 생산 차질을 기록했으며 협력업체들은 8000억여 원의 손실을 감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중소업체인 협력업체들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이는 경우도 있다. 한 중소업체 근로자는 "현대차 입장에서 1조~2조원 손실은 회사 생존과 관계가 없을 수 있다"며 "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수억 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지역경제도 조선과 유화업계의 실적 부진 속에 현대차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경기가 더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았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현대차까지 추석 전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서 이 지역 자영업자들 근심이 커지고 있다. 울산 북구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추석을 앞두고 대기업에서 목돈이 풀려야 하는 데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 서울 = 김동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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