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웃게 한 '발리 슈팅 챌린지', 명불허전 이동국조 1등

김태석 입력 2014. 9. 2. 19:27 수정 2014. 9. 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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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파주)

신태용 코치가 내건 음료수 내기 때문이었을까? 우울한 대표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공격력 강화를 도모하고자 실시한 '발리 슈팅 챌린지'에 임하는 선수들의 승부욕이 꽤나 뜨거웠다. 승자는 K리그 클래식을 지배하고 있는 '발리 슈팅 마스터' 이동국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5일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예정된 베네수엘라전, 8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우루과이전을 대비하기 위해 2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앰블 호텔 킨텍스에 소집됐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5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파주 NFC) 청룡구장에서 첫 훈련을 소화하며 발을 맞췄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물러난 후 사령탑이 공석인 상태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진행된 첫 번째 대표팀 훈련이라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여겼는데 기우였다. 훈련 상황에서 즐거움을 강조하는 신 코치의 재치있는 훈련 진행법 덕분에 선수들의 표정은 즐거워보였고, 때로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하는 승부까지 벌였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훈련의 마지막 프로그램이었던 '발리 슈팅 콘테스트'가 대표적 사례다. 신 코치는 3인 1조로 나뉘어 팀을 구성한 후, 측면에 자리한 선수가 중원에서 넘어온 오픈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면 문전으로 쇄도하는 선수가 볼이 땅이 닿기 전에 슈팅을 시도해 골을 노리도록 주문했다. 단순히 훈련에 그친게 아니라 먼저 3골을 넣는 조에게 휴식을 주었으며, 꼴찌를 차지한 조는 팀원들에게 음료수를 사는 벌칙을 부여해 재미를 더했다.

당연히 선수들의 승부욕이 타올랐다. 정확한 오픈 패스와 크로스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고, 골문 앞에서 슈팅이 빗나가면 장난 섞인 목소리로 질타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이 슈팅을 막아야 할 골키퍼들 역시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주전 골키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이범영과 김진현은 어떠한 수비가 없는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몸놀림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치열한 공방 끝에 우승을 차지한 조는 예상대로였다. K리그 클래식에서 양발을 가리지 않는 고난도 발리 슈팅으로 수차례 상대 골문을 뒤흔든 이동국이 이근호, 이용과 더불어 가장 먼저 3골을 성공시키고 우승을 차지했다. '발리 슈팅 마스터'라는 별명답게 날아드는 크로스를 정확하게 오른발에 대어 깔끔하게 세 번이나 골망을 흔든 후 하프 서클에 앉아 꼴찌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동료들의 훈련을 여유롭게 지켜봤다. 차두리는 "(이)동국이 형, 벌써 끝났어요"라고 물으며 발리 슈팅으로 손쉽게 골을 만들어내는 이동국의 실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등은 못해도 꼴찌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는데, 특히 손흥민이 보인 행동은 선수들은 물론이며 훈련을 지켜보는 취재진도 박장대소했다. 어렵사리 세 번째 발리 슈팅을 성공시킨 후 조를 이룬 차두리의 등에 올라타 마치 월드컵에서 득점한 것처럼 세리머니를 펼쳤기 때문이다. 한편 비운(?)의 꼴찌가 된 팀은 김창수, 김영권, 남태희로 이뤄진 조였다. 전문 공격수가 없었던 탓인지는 몰라도 애석하게도 끝내 세 번째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한바탕 시끌벅적하게 게임 같은 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저마다 웃는 얼굴로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1등을 차지한 이동국은 가장 먼저 세 골을 넣었다며 미소 짓고 준비된 버스에 올랐다. 신 코치가 유도한대로 대표팀은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팀으로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김동하 기자(kimdh@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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