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無敵)이라던 박주영, 왜 무적(無籍)이 됐나?

김민규 2014. 9.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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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유럽축구연맹(UEFA) 가맹국의 이적시장이 닫힌 2일(한국시간) 현재, 박주영(29)는 결국 무적 신분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경기 후 상의를 탈의한 박주영.

무적(無敵)이라던 공격수가 무적(無籍)이 됐다. 천재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박주영(29)이 유럽 잔류에 실패했다. 지난 2008년 AS모나코(프랑스)로 이적한 이후 6년 만이다. 2일(한국시간) 오전 8시, 유럽축구연맹(UEFA) 가맹국의 리그 이적시장이 닫혔다. 유럽행을 추진 중이라던 박주영은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했다. 100년에 한 번 나온다는 천재는 지난 2011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아스널로 이적한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소속팀에서 34경기 출전에 그쳤고, 득점도 5골이 전부다. 같은 기간 A매치에서는 14경기 5골(경기당 0.36골)을 기록했다. 데뷔부터 2009년 8월까지 42경기에서 19골(경기당 0.45골)을 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득점력도 주춤한 것이다. 축구천재 박주영의 추락 이유를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FC서울 시절 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박주영. 이때까지도 박주영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천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임현동 기자

◇ 진짜 천재는 맞나

근본적인 질문부터 했다. 박주영은 3차례 월드컵에 나서 필드골은 하나도 없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프리킥으로 한 골을 넣은 것이 전부다. 일각에서는 박주영이 기량에 비해 부풀려진 선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축구계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은 '박주영 거품설'에 대해 일축했다. 김호(70)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발이 빠르고 제공권도 뛰어나다. 슈팅 템포도 다른 한국 선수들보다 반 박자 이상 빠른 선수"라며 천재성을 인정했다. 허정무(59) 전 A대표팀 감독 역시 "그런 공격수는 다시 나오기 힘들다. 재능은 충분하고 여전히 한국에서 정상급 공격수"라고 평가했다. 조광래(60) 전 A대표팀 감독은 "어느 위치에서든 위협적인 슈팅을 날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칭찬했다.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한창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고전하던 2012년 일간스포츠가 축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 이때 뛸 수 있는 팀을 새로 찾지 못한게 결국 박주영의 발목을 잡았다

◇ 잘못된 선택

세 차례 중요한 시기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것도 박주영의 발목을 잡았다. 김호 해설위원은 "축구선수는 19~21세가 중요하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해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이 시기에 박주영은 고려대와 FC서울에서 뛰었다. 이미 기량은 이들을 뛰어 넘었는데 노력을 했겠나"고 했다. 이어 "가능성이 큰 선수일수록 큰 무대에 나가 경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단계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2011년 AS모나코에서 아스널로 이적한 것이다. 주전을 보장한 릴(프랑스)이 아닌 아스널에서 도전을 선택한 것이 결국 자충수가 됐다. 아스널은 박주영이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팀이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이후 '경기감각'에 대한 부분을 냉정하게 판단했어야 하지만 그는 선택을 미뤘다. 허 감독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빨리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중요했다. 경기감각이란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2014년 8월의 선택이다. 아스널과 계약이 끝나고도 그를 원하는 팀은 많았다. 터키 부르사스포르를 시작해 유럽의 중·상위리그 팀에서 그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박주영은 모두 거절했다. FC서울도 박주영에게 훈련기회를 제공하며 영입 의사를 보냈다. 그러나 박주영은 모두 외면했다. 고려대 시절 은사인 조민국(51) 울산 현대 감독은 "자존심을 꺾을 필요가 있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뛰는 것이 먼저"라며 "FC서울의 제안을 받아들였어야 한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발전시키지 못한 것이 박주영의 실패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과 포옹하고 있는 박주영. 당시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을 엔트리에 발탁해 '엔트으리' 논란을 낳았다.

◇ 변하지 않는 스타일

전승불복 응형어무궁(戰勝不復 應形於無窮)이란 말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손무가 쓴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전쟁에서 승리는 반복되지 않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축구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변신에 실패했다. 조 감독은 스스로 발전을 도외시한 것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조 감독은 2010년 대표팀을 맡아 박주영에게 주장완장을 맡길 정도로 아꼈다.

그러나 박주영에 대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심적인 부분보다 기술적인 문제가 크다"고 실패 원인을 지적했다. 조 감독은 "브라질과 스페인도 현대축구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월드컵에서 실패했다. 박주영도 변화를 주지 못해 실패한 선수"라고 했다. 그는 "(박주영은) 뛰는 양이 부족하다. 공격이나 수비에 가담하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 지금까지 경기보다 2배는 더 뛰어야 한다"며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생각의 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변화가 없기에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장점을 살리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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