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철우야, 金 못 따면 내가 힘들어진다"

2014. 9. 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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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프로배구 최고의 명장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9)은 요즘 손녀 보는 낙으로 산다. 지난해 태어난 박소율(1)의 재롱에 연이은 훈련으로 쌓였던 하루 피로가 절로 풀어진다.

소율이는 신 감독에게 복덩이다. 지난해 3월 신 감독은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고 7년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곧 손녀가 나올 예정인데 복을 가져다 준 것 같다"고 겹경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낸 바 있다.

사위인 박철우(29)와 농구 얼짱으로 이름을 날린 딸 신혜인이 낳은 천사표 손녀다. 특히 소율이를 갖기 전 아이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더욱 소중한 소율이다.

행복함 속에 한편으로는 걱정이 슬며시 떠오르기도 한다. 바로 이달 개막하는 인천아시안게임 때문이다. 대표팀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박철우가 입대를 해야 하는 까닭이다.

▲소속팀, 그것보다 딸 생각하면 金 더 간절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주포로 없어서는 안 될 전력. 가공할 외국인 거포 레오가 있지만 박철우와 쌍포를 이룰 때 위력이 극대화할 수 있다. 신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레오 혼자로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딸을 생각하면 더 간절함이 커진다. 자칫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아빠 없이 홀로 소율이를 키워야 할 딸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만약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딸이 얼마나 원망을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임도헌 코치의 대표팀 차출을 흔쾌히 허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박기원 대표팀 감독이 삼성화재 소속의 임 코치의 합류를 요청했을 때 삼성화재의 입장도 난처했다. 당시 컵대회는 물론 정규리그 대비 전지훈련 등을 준비해야 했던 삼성화재였다. 그러나 국가는 물론 소속팀과 가정을 위해 신 감독은 OK 사인을 냈다.

사실 박철우는 한번의 기회가 있었다. 4년 전 중국 광저우 대회 때다. 그러나 일본과 4강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금메달이 무산됐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석진욱 현 러시앤캐시 코치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박철우, AG 앞두고 컨디션 상승세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 신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광저우에서는 동메달에 머물렀다. 불의의 변수에 의한 것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사위가 장인의 아쉬움은 물론 딸의 불안도 함께 날려버리길 바라고 있다. 신 감독은 "박철우가 기복이 심하지만 한번 탄력을 받으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마침 박철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월드리그에서 부침이 심해 박기원 감독의 근심을 샀지만 세계선수권대회 첫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2일(한국 시각) 폴란드에서 열린 튀니지와 B조 1차전에서 24점을 쏟아부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박철우는 월드리그를 마치고 "몸이 부서져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과연 박철우가 장인의 간절한 바람에 힘을 얻어 자신과 가정은 물론 소속팀과 국가의 영광까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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