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내가 봐도 미운데 시청자들은 오죽하겠어요"

2014. 9. 2.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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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봐도 "얄미울 정도"로 강한 악역을 맡은 '왔다! 장보리'의 이유리. 악한 연기가 마냥 좋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높은 시청률로 '욕먹는 일'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MBC

■ '왔다! 장보리' 악역 연민정 열연…이유리시청률 30% 돌파…"분에 넘치는 사랑"입에 담지 못할 말들 연기하고 울기도"결혼 4년차…남편 응원 심적으로 도움연기할 수 있다는 축복 속에 겸손해져"

"셋 중에 한 분은 째려보세요."

악녀 캐릭터를 연기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얻었다. 욕은 배불리 들었고, 관심은 이와 비례해 인기로 이어졌다. 연기자 이유리(34)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인기의 일등공신인 그는 1일 오후 만나기 직전까지 촬영을 해 힘들 법도 했지만 지난 6개월을 지나 28일 종영까지 남은 한 달 동안 겪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 보였다.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는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고아 행세를 하고 친모를 모른 척한다. 자신이 낳은 아이까지 내팽개치는, 인간미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악녀 연민정을 열연 중이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어김없이 그를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진다.

"모든 사람이 민정에게서 등을 돌린다 할지라도 저만큼은 옆에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정이를 이해해야만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 분 중에 한 분은 날 노려보시는 것 같다. 사실, 내가 봐도 민정이가 미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하!"

이유리는 2011년 '반짝반짝 빛나는'과 2012년 '노란복수초'에 이어 '왔다! 장보리'까지 세 작품 연속으로 악역을 맡고 있다.

"시청자가 저와 캐릭터를 동일시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 두려웠다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기분이 좋지만도 않다. 극중 비아냥거리며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연기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펑펑 울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가 보내주는 "분에 넘치는 사랑"이 "감정 없는 외계인으로 불리는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게 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왔다! 장보리'는 2012년 MBC 주말 밤 9시대 드라마가 생겨난 이후 처음으로 시청률 30%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기자들만이 주목받는 것도 안타까워했다. 4월 첫 촬영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밤샘촬영을 하지 않도록 해준 백호민 PD와 김순옥 작가에게 공을 돌렸다.

"한 번도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 시청률이 잘 나올지라도 밤새도록 촬영하다보면 힘에 부칠 수 있지만 두 분이 이 장면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연기하게끔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이유리가 이렇게 "어른스러워진" 데에는 결혼의 영향이 컸다. 2010년 10세 연상의 신학도와 결혼하고 6일 네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는다.

"결혼 덕분에 의연해진 부분이 있다. 결혼 전에는 저 혼자 인생을 살다보니 1등, 최고만 따졌는데 제 곁에서 항상 저만을 응원해주는 영원한 짝꿍이 생겨 심적으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새삼스럽지만 연기를 시작하고 14년 만에 '왔다! 장보리'를 통해 신기함도 느꼈다. 그는 "사람들의 SNS를 구경하다보면 TV 속 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자주 본다.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 TV에 제 모습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이를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고 축복이라며 특별하게 여겼다.

"배우들 사이에 있으면 저에게 주어진 일들이 큰 혜택인지 모른다. 다른 직업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제가 지금 굉장히 분에 넘치는 축복을 누리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인터뷰를 끝으로 이날 정해진 스케줄을 마친 이유리는 오랜만에 남편과 오붓한 저녁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결혼과 함께 '살림은 내가 하고, 남편 밥도 차려준다'는 규칙을 세운 그는 "요리는 아직 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죠"라며 웃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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