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청와대도 막 조사하겠단 거냐" 세월호 유가족 "우리 왜 불렀나" 얼굴만 붉힌 3차 면담

강병한·정환보 기자 2014. 9. 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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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뭘 더 달란 겁니까"'예의 지켜라' 설전만 30분4차 회동 일정도 못 잡아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와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표단이 1일 3번째로 만났지만 얼굴만 붉히고 끝났다. 고성이 오갔고, 유족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일어났다. 세월호특별법의 추석 전 처리는 물 건너갔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4시50분쯤 국회에서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유경근 대변인, 대한변호사협회 박종훈 변호사 등과 만났다.

3차 회동은 내내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시작부터 "3번째 만남인데 첫번째·두번째 같은 만남은 솔직히 안 하고 싶다. 1·2차처럼 우리를 설득하는 취지라면 당장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서로 예의는 좀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족들은 '예의'라는 말에 발끈했다. 유 대변인은 "유가족 대하는 태도와 자세부터 바꿔주셔야 한다. 그게 진정한 예의다"라고 반박했다. 세월호 가족 정혜숙씨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진상규명하는 데 중립을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진상조사가 아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진상조사 하나뿐이다. 그것이 304명 희생자에 대한 예의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훈 변호사는 "조금 진전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한다"며 협상 분위기로 유도하려고 했다. 그러자 주 정책위의장은 "특검이 가장 완벽한 기소권과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느냐"면서 "그 특검을 피해자 측에 달라고 하시는데 그것은 못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여당이든 청와대든 어디든 막 조사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저희들을 오늘 불러낸 이유가 뭡니까"라고 반박했고, 주 의장은 "뭐가 부족하다는 겁니까. 뭘 더 달라는 겁니까"라고 맞섰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기소권 포기하고 서너 달 이야기했는데 '진짜 모르셨습니까'라고 제가 물어보기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유족들은 "일어나겠다.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했고, 주 정책위의장은 "언론플레이라고 하면 안된다"며 옥신각신했다.

결국 회동 30분 만에 유족들이 회의장을 나오면서 3차 만남은 소득 없이 끝났다. 양측은 4차 만남 일정도 잡지 못했다. 결국 여당은 빈손으로 면담에 나온 셈이고, 세월호 가족들은 강한 실망감을 면담장 퇴장으로 표출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면담 후 "우리는 유가족들 입장을 듣는 것이고 협상 주체와 대상은 야당"이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직접 협상 대신 여야 협의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추석 전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한·정환보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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