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 정도 스캔들쯤이야".. 해외팬 믿고 반성 짧아진 K팝 스타들

서윤경 기자 2014. 9. 1. 18: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쿡기자] 여기 두 개의 콘서트를 소개합니다.

우선 지난 30일 중국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콘서트입니다. 3만5000여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YG패밀리의 첫 중국 콘서트입니다. 첫 타자로 나선 2NE1이 올해 발표한 정규 2집 '크러시(CRUSH)' 등으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공연장입니다. 중국의 광저우체육관입니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올라온 영상에는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이 야광봉을 흔들며 가수 김현중을 위해 대만가수 등려군의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을 부르고 있습니다. 김현중의 월드투어 첫 번째 공연이었습니다.

두 콘서트의 공통점을 찾아보겠습니다. 일단 중국에서 열렸습니다. K팝 콘서트라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하나 더 할까요. 사건·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참여했다는 겁니다. 김현중은 최근 여자친구 A씨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상태입니다. 2NE1 멤버인 박봄은 지난 6월 마약 밀수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눈치 채셨을 겁니다. 예전과 많이 달라진 자숙 기간입니다. 가요계는 음주운전부터 성폭행, 폭력, 마약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그때마다 가수들은 자숙의 의미로 방송에서 하차하거나 행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됐던 연예인 대부분이 무기한 활동정지 처분을 받았고 들국화와 부활은 팀 해체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랬던 가요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가요계에선 가수들의 활동 영역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자숙기간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국내 정서가 미치지 않는 해외에선 활동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원조 아이돌 신화의 멤버 신혜성도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석 달간의 짧은(?) 자숙 기간을 거쳐 일본에서 먼저 활동하고 국내에 복귀했습니다. 박봄은 마약 의혹 이후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선 하차했지만 지난 7월 일본 NHK GTV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는 출연했습니다.

의식 있는 기획사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겁이 난다"는 표현도 나왔습니다. 한 기획사 대표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따르는 스타의 행동은 도덕적 잣대나 행동의 기준이 된다"면서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마약 의혹을 받은 스타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것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스타 자신 뿐 아니라 소속사 관계자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김현중의 광저우 공연 소식을 접한 국내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현중을 위한 힐링 콘서트였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옹호의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박봄과 김현중을 무작정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이 K팝 세계화에 앞장섰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김현중은 경찰 조사 중이니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박봄도 검찰이 입건 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다만 법보다 무서운 정서법이란 게 있다는 것을 소속사도 스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스타들에겐 해외 팬뿐만 아니라 국내 팬도 소중하니까요.

서윤경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