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등교' 첫날.."수능 직전 혼란" vs "건강이 우선"

김유진|신현식 기자 2014. 9. 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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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진기자]

9시 등교제가 실시된 1일 오전 경기 부천 범박고등학교에서 학교들이 등교하고 있다. / 사진=김유진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아침 9시 등교 시행 첫 날인 1일. 부천 범박고등학교 정문은 9시를 조금 남겨두고 분주한 걸음을 옮기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범박고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전체 62%의 찬성으로 9시 등교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등교시간은 8시였으며 30분간 자율학습을 하다 수업을 시작했었으나 이날부터 9시까지 등교해 9시10분부터 수업을 시작, 30분 늦게 하교한다.

결정 과정에서 찬반이 비슷하게 나뉜 만큼 학생들의 반응도 갈렸다. 9시 등교에 찬성한다는 1학년 한은지양(16)은 "9시 등교라 아침에 더 안 졸고 잘 공부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아침에 일찍 등교하면 자율학습시간에 친구들이 대부분 엎드려 자거나 졸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학년에 재학 중인 소윤수군(17)은 "아침에 일찍 나와 하루의 공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율학습 시간이 없어진 것이 아쉽다"며 "학교가 늦게 끝나는 것도 좋지는 않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아쉬움이 많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범박고 앞에서 금연 캠페인을 벌이던 범박고 학부모회장 최선향씨(42·여)는 "8시까지 등교였을 때는 조금 지각해도 생활기록부에 안 적혔다"며 "그러나 9시까지 등교할 때 지각을 하면 바로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기 때문에 오히려 학생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범박고 1학년에 아들이 재학중이라는 조인숙씨(46·여)는 "수능이 8시20분부터 시작인만큼 고등학생에게는 생활 패턴이 매우 중요한데 그게 무너질까봐 걱정이다"라며 "오늘 아침 아들이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난 뒤 시간이 남는다며 먼 길을 돌아 걸어서 학교에 가더라"고 말했다.

아침마다 학생들의 등교를 봐 온 음악교사 최석기씨(49)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피곤한 상태로 오는 만큼 아침 자율학습 시간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오늘 아침 아이들의 등교 표정도 피곤함이 사라지는 등 이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여유로워졌다"고 했다.

기숙형 고등학교인 고양국제고의 등교길은 한산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요일 저녁에 학교로 돌아와 기숙사에서 월요일 아침을 맞았다. 몇몇 학생들은 아침 8시쯤 정문 앞에서 부모님의 차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기숙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양국제고는 당초 8시였던 등교시간을 8시40분으로 늦췄다. 수업 시작은 8시30분에서 9시로 변경됐다. 대신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을 5분씩 줄이고 청소시간도 줄여 일과가 끝나는 시간은 기존보다 15분 늦어졌다.

9시 등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수능시험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은 대체로 부정적 의견이었다. 박모군(18)은 "수능시험이 8시40분시작인데 9시에 공부를 시작하니 리듬이 맞지 않는다"며 "이전엔 7시30분쯤에 와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등교시간이 바뀌면서 아침에만 한시간 넘게 생활패턴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김모양(18·여)은 "어차피 공부 때문에 학교에 일찍 가야 하는 건 똑같다"며 "아침 기상 시간부터 기숙사 룸메이트들끼리 화장실을 쓰는 시간 등을 일일이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고 했다.

찬성의견도 눈에 띄었다. 3학년 김모양(18·여)는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가족들과 한시간이라도 더 있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어 좋고 아침공기 마시며 운동도 좀 하고 왔더니 공부도 잘 될 것 같다"고 했다.

2학년 김모군(16)은 "아침에 피곤한데 좀 더 쉬거나 일찍 나와 몸을 풀며 운동 준비를 할 시간이 늘어 좋다"며 "아침시간을 조절해 쓸 수 있게 돼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3학년 남학생 자녀를 둔 유모씨(48·여)는 "전국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경기도 내에서도 일부 학교만 등교시간을 늦췄다고 들었다"며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만 하루 한시간씩 공부 시간이 줄어든다는 데 찬성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반면 3학년 학부형인 김모씨(54)는 "건강이 우선인데 조금 더 재우고 아침을 먹여 보내는 게 좋다"며 "하루에 몇 분 더 공부하고 건강을 해치는 것보다 아이에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영철(57) 고양국제고 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올빼미형이 많아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아침 수면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에겐 도서관을 개방하는 등 배려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김용지(44) 3학년 부장교사는 "등교가 늦어진 만큼 아이들이 식사나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자습을 할 수도 있다"며 "시간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 장점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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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유진기자 hssh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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